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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브 스타일 5+>의 감독 세키구치 겐
2004-10-11

CF가 본업, 영화가 부업?

자그마한 체구, 수줍은 눈빛의 세키구치 겐 감독을 그의 영화와 연결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첫 장편 <서바이브 스타일 5+>는 청부살인업자 콤비, 광고기획자, 아내를 죽이려는 남편, 자신을 새라고 생각하도록 만든 최면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아버지, 좌충우돌 3인조 좀도둑들의 이야기를 엉뚱한 상상력과 발랄한 스타일로 풀어낸 영화이기 때문이다.

톡톡튀는 시나리오와 스타일의 긴밀한 연관성은 CF 출신 감독이라는 그의 배경으로 어느 정도 설명된다. 게다가 “평소 CF 일을 같이 했던 친구가 나와 이야기하면서 시나리오를 썼고, 현장에서도 둘이 함께 의논한 적이 많았다”고. 독특한 스타일은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결정됐던 것이다. 앞으로도 본업은 CF 감독으로 유지하면서 영화작업을 해나갈 예정이라는 그는,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작업을 하면서 평소 해보고 싶었던 다양한 실험들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 CF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CF는 일반인들의 반응이 어떤지 일일이 묻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지만 이런 영화제에서 내 영화를 상영하게 되니, 내가 웃기기 위해서 넣은 부분에서 사람들이 진짜로 웃어주면 기분이 너무 좋다”는 말을 전하는 순간에는 그의 눈이 장난스럽게 빛난다.

혹시나 두번째 영화로는 다소 정적이고 드라마를 강조하는 영화를 찍고 싶지는 않을까. “그런 영화를 보는 건 좋지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자신이 관심두지 않은 것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 무심함. 그것은 매순간 자신의 취향에 충실한 사람들의 공통점일 것이다. 영화 속 청부살인업자들은 보는 사람마다 “당신의 역할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감독 자신의 대답은? “나 자신으로 사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글=오정연 사진=조석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