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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난>의 감독과 9년째 개근한 9명의 여인들 등 피플 단신
2004-10-11

"죽여야만 새로 태어난다" - <하난>의 감독 마크란드 데쉬판데

인터뷰 장소를 못 찾아서 한 시간이나 늦게 나타난 <하난>의 감독 마크란드 데쉬판데는 미안하다는 말대신 낯선 한국 남자아이가 도와줬다면서 얼마나 복잡하고 재미있는 여행이었는지 끝도 없이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세 가지 질문을 던졌을 뿐인데, 이야기는 사십 분이 넘도록 끊이지 않았다. 그의 두번째 영화 <하난>은 여신의 선물로 사원에 바쳐진 소녀와 그녀를 사랑하게 된 남자가 엮는 신비한 이야기. 그는 살인을 거듭하던 남자가 진정한 믿음을 얻게 되는 까닭을 “불사조가 재속에서 태어나듯, 무언가를 죽여야만 무언가 새로 태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래 배우였던 그는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은데, 행복하지 않아서” 연기를 그만두었고, 연극을 거쳐, 연기할 때 모아둔 돈을 종짓돈 삼아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도착하자마자 부산 여기저기를 돌아다닌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 비디오 카메라를 들이대고선 오히려 기자를 인터뷰했다.

"5년째 휴가 반납했어요" - 부산영화제 통역 5년 경력의 김경환

김경환 씨는 벌써 5년째 여름휴가 대신 부산영화제에 오고 있다. “기자회견이나 리셉션 통역을 맡고 있는, 공식 통역을 보조하는 역할”이라고 자신의 일을 설명하는 그는 컴퓨터 회사 마케팅이 본업이지만, 영화제 기간 동안엔 게스트와 관객과 기자 모두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고자 공부에 정진하는 통역사가 된다. 김경환 씨가 부산영화제에서 일하게 된 까닭은 십년 넘는 미국생활 때문이었다. “외국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더니 나도 그랬다. 사람들이 한국을 잘 모르는데, 그래도 IT와 영화는 좀 알려진 편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김경환 씨는 2000년 부산영화제 사무국에 전화를 걸어 할 일이 없을까 물었고, 그 인연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영화제는 파티고 축제다.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돌아가는게 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하는 그는 “새로운 일을 배우고 거기 몰두하는게 그냥 쉬는 것보다 더 큰 휴가”라고 생각한다.

3년 개근한 9명의 여인들

오후 7시를 20분 남긴 시각. 젊은이들로 북적거리는 메가박스 입구에서 박경희(40)씨와 그 일행을 발견했다. “영화제 보러 오신 거죠?” 기자의 조심스런 질문에 “오늘만 3편째”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예상 외의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네 명인 줄 알았던 인원이 점점 늘어나더니,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인 이들은 총 아홉 명. 3년 전 방송통신대 일본학과에서 만난 사이다. 현재 일주일에 한 번 일본어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은, 3년 연속 부산영화제 참가해 매년 평균 10편 내외의 영화를 보고 있다. 모두의 취향을 고려해 영화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영화선정과 예매를 담당한 박경희씨는 “다들 취향이 비슷해서 어려움은 없다”고. “일단은 일본영화, 다음은 한국에서 개봉되지 않을 것 같은 영화”, 그의 프로그래밍 기준이다.

글=오정연 사진=조석환, 장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