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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예찬 영화제작단, 데드라인 앞에서 최선을~
2004-10-11

우여곡절이 없는 팀이 있겠냐만 홍성우씨 연출의 <낮잠>과 김세랑씨 연출의 <꼼짝마라, 박찬욱>은 사연이 많았다. 홍성우씨 팀의 경우 영화전개상 꼭 햇빛이 쨍쨍한 날씨가 필요했는데 부산에 온 이후 줄곧 흐리고 비가 왔으니 촬영은 지연될 수밖에. 방에 앉아 대안을 논의하던 그들은 누군가 노란 타이즈를 뒤집어쓰고 태양을 연기해야 하나, 라고 고민할 정도로 절박했단다. 김세랑씨 팀은 스태프들이 한꺼번에 도착하지를 않아 감독 혼자서 외롭게 헌팅을 다니면서 팀원을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도 이 두 팀은 촬영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시간이 부족할 법 하지만 “잘 나올 것 같다”라고 한다. 임박한 데드라인 앞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두 팀의 촬영현장을 소개한다.

태양아, 나 잠 좀 잘께 - 코미디 <낮잠> 현장

“날씨예보는 기상캐스터보다 더 환하게 꿰고 있었어요.” 송정 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절정이었다. 부서지는 햇빛을 보면서 스태프들은 감격한 표정이다. 흐린 날씨 때문에 잠 좀 자려고 누운 주인공을 햇빛이 방해한다는 시트콤 같은 <낮잠>의 시나리오가 몽땅 바뀌어야 할 판이었으니. 그러나 4일 밤낮으로 태양을 향해 기도한 보람이 있었다. 날씨는 쾌청, 밀려드는 파도 앞에서 촬영은 초스피드로 진행 중이다. 마지막엔 태양이 주인공을 향해 씩 비웃어주는 장면을 합성으로 넣을 거라 했다. 내용이 꼭 햇빛 때문에 살인을 하는 <이방인>같다 하니까 “<이방인>이 아니라 텔레토비죠”라고 응수한다. 사람이 극한 상황에 몰리면 얼마나 우스워지는지를 보여주는 게 이 영화의 목표라고. “웃기고 편안한 영화가 될 겁니다” 라고 말하는 홍성우 감독(28)의 표정이 그야말로 구름 한점 없는 맑음이다.

박감독니임, 겁나 존경합니다~! - 코미디 <꼼짝마라, 박찬욱> 현장

10월9일 저녁 8시, 남포동 부산극장 앞 야외무대에서 김세랑씨(28) 팀은 말 그대로 씨름 중이다. 두 남자 배우가 찰싹 붙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감독은 콘티를 쥐고 이리저리 펜으로 지시를 하는 중. 스태프들이 늦게 도착한 탓에 혼자 헌팅을 하고 고생했던 김세랑씨는 이제 막 시작된 촬영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양이었다. 영화는 박찬욱 감독을 존경하는 어떤 남자의 이야기. 지금은 박찬욱 감독에게 대본을 건네려는 주인공이 자원봉사자들에게 제지를 당하는 장면을 촬영 중이다. 물론 박찬욱 감독 역할은 대역을 쓴다. 완성하려면 시간이 부족할 텐데 그래도 김세랑 팀은 태연하다. “재밌고 눈물도 나는 영화가 될 겁니다” ‘상상예찬’ 팀 중 박찬욱 감독이 등장하거나 소재가 되는 두 번째 영화이다.

송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