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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기자단의 부산영화제 밤 풍경 스케치
2004-10-10

해가 지지 않는 PIFF, 잠을 반납한 사람, 사람들!

10월9일 밤, 당신은 잠들어 있었는가? 아쉽다! 그렇다면 당신은 부산의 가장 큰 즐거움 하나를 놓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제의 열기가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는 토요일 밤의 부산, 그곳에서는 밤이면 더욱 똘망똘망한 눈빛을 빛내는 관객들이 가득한 영화 사랑의 풍경을 만들고 있다. SKT 모바일 기자단이 잠들 줄 모르는 사람들, 밤이 될수록 생기를 찾는 사람들을 찾아 부산의 밤을 스케치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게 만드는 주인공은 주말에만 이뤄지는 심야상영이다. 새벽 1시에 상영하는 영화 <친밀한 타인들>을 기다리던 김정국(26) 씨는 “유럽 예술영화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영화제를 기회로 접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피곤해도 심야상영으로 꼭 보고 싶었다”며 눈동자를 빛냈다. 심야 영화를 즐기는 관객도 있지만 그 뒤에는 밤새 상영관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야간 상영관 운영팀의 자원봉사자들이 바로 그들. 자원봉사자 김근태(26) 씨의 주요 업무 분야는 고객들의 문의 사항과 입장 관리인데, 왜 심야 자원봉사를 자원했느냐는 질문에 “영화제 기간 동안 예비군 훈련에 참석해야 했다. 훈련에 지장 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심야 자원활동이었다”고 답해 부산영화제에 대한 그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극장가에 이어, 늦은 밤 영화팬들이 허기를 달래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야심한 시각에도 불구하고 메가박스가 있는 스펀지 건물 근처 국밥집에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식당 종업원 김순이(48) 씨는 “우리 집이 가장 오래 이곳에서 장사를 했어요. 임권택 감독님도 매년 오시고, 아까는 <개와 고양이>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들도 다녀갔다니까요”라며 부산영화제와의 특별한 인연을 자랑했다. 바닷가 근처 포장마차 역시 대낮같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파도 소리가 우렁찬 청사포의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들은 현장 판매 티켓을 사기 위해 새벽 4시30분에 해운대로 가기 위해 밤을 함께 새우고 있는 대진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영화동아리 ‘달그리기’의 회원들이었다. 새벽 3시 15분, 부산영화제를 보기 위해 새벽기차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하는 사람도 만날 수 있었다. 한국 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방송영상과 학생인 박현정(21)씨는 2년 전부터 해마다 부산영화제를 방문했는데, “부산영화제는 더욱 대중적이고 선택의 폭이 넓어서 좋다. 축제 같은 분위기도 좋다”며 이른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현장판매 줄을 서기 위해 서둘러 극장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영화제의 도시에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 밤새 극장 앞에서 줄을 섰던 영화팬들은 현장 판매되는 표를 손에 넣고 즐거움의 탄성을 지를 것이고, 심야 상영을 보느라 밤잠을 설친 열혈 관객들은 밤새 본 영화의 단꿈을 꿀 것이다.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길! 영화제의 불타는 밤은 오늘도 계속된다.

황정호, 성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