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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미국 자화상
2001-06-21

케이블 영화 <썸머 오브 샘>

Summer Of Sam 1999년,

감독 스파이크 리 출연 미라 소비노

<HBO> 6월23일(토) 새벽 2시

1970년대 미국은 어땠을까. <썸머 오브 샘>은 당시 미국을 매우 솔직하게 말하는 영화다. 이상주의시대는 물러가고 쾌락과 허무주의가

판을 치던 세상이었던 것이다. 디스코음악과 패션이 유행하고 난교파티와 마약으로 물든 젊은이들이 거리에 가득했다. 스파이크 리는 <똑바로

살아라> <버스를 타라> 등의 작품으로 흑인영화를 할리우드 주류에 입성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썸머 오브 샘>에서

스파이크 리는 1970년대 미국의 풍속도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자신의 일관된 주제를 되풀이한다. 사람들은 분노를 잠시 잠재우기 위해, 무고한

희생양을 얼마든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또한 스파이크 리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서 늘상 배경이 되는 뉴욕에 대한 유서깊은 애정세례를

멈추지 않는다.

뉴욕 브롱크스 거리에서 연쇄살인극이 일어난다. ‘샘의 아들’이라 자칭하는 살인마는 매스컴에 편지를 보내 다음 살인을 예고한다. 대담하기 그지없다.

마을사람들은 다음 희생자가 자신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떤다. 한편 자신이 샘의 아들의 범죄현장을 목격했다고 여기는 비니는 공포감에 어쩔

줄 모른다. 경찰은 샘의 아들이 갈색 머리를 가진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점을 발견하고 여성들에게 금발로 염색할 것을 권한다. 그런데 범인은

뜻밖의 인물이었음이 밝혀진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면서 흑인배우를 한명도 기용하지 않았다. 미라 소비노, 존 레기자모 등이 출연한다.

<썸머 오브 샘>은 스파이크 리 감독이 스스로의 문제의식을 잃지 않고 얼마든지 주류 영화계와 타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나치게

기교에 치중한다는 인상도 짙지만 능란하게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감독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