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감독 르네 레이누마기(30)는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팔방미인은 아니라고 본인은 겸손해하지만, 그의 다양한 관심은 변죽만 울리다 그친 것 같지 않다. 그의 전공은 연기. 에스토니아 음악아카데미 고등연극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배우수업’의 교범으로 불리는 스타니슬라브스키의 후예들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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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들의 혁명> 감독 르네 레이누마기
2004-10-09

"사회적인 성장영화 만들고 싶었다"

<돼지들의 혁명>의 감독 르네 레이누마기(30)는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팔방미인은 아니라고 본인은 겸손해하지만, 그의 다양한 관심은 변죽만 울리다 그친 것 같지 않다. 그의 전공은 연기. 에스토니아 음악아카데미 고등연극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배우수업’의 교범으로 불리는 스타니슬라브스키의 후예들이 만든 학교다. 대학시절 그는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신문사에 글을 기고하는 등 프리랜서 기자로도 활동했다. 졸업후에는 정부 산하 극단인 우갈라에서 2년 동안 전문배우로 활동했던 그는 광고계로 뛰어들었고 지금까지 1백여편의 광고를 찍었다.

이번 영화는 그의 첫 장편이다. 여름캠프에 모여든 수백명의 십대들이 기성세대인 캠프 담당자들과 충돌하게 되고, 결국 캠프를 난장(亂場)으로 만든다는 줄거리. “성적 관심이나 정체성 혼란이라는 단골 주제를 다루되 좀 특별한, 내 경우엔 사회적인 맥락을 놓치지 않는 성장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돼지들의 혁명>은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소원인 16살 소년 타넬의 소동으로 시작하지만 이어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등 1980년대 구소련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발언을 쏟아낸다. “영화 속 시간은 과거지만, 빠른 속도로 자본주의적인 삶의 방식이 침투한 뒤 급작스러운 변화에 혼란을 겪는 현실이 느껴졌으면 좋겠다”는게 그의 바램.

이번 영화의 공동연출자인 야크 킬미는 동네 친구이자, 감독의 길로 그를 유인한 장본인. 10여년 전 단편 <방문>을 찍을 때 야크 킬미는 르네 레이누마기를 주인공으로 낙점했으나, 시나리오 각색 과정에서 워낙 죽이 잘 맞아 이후 2편의 단편과 이번 장편 데뷔작까지 나누어 연출했다. 르네 레이누마기의 차기작은 <자본주의는 이제 그만!>. 이번엔 동반자 야크와 떨어져 나홀로 만들겠다고. 불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스케쥴이 맞지 않아서란다.

글=이영진 사진=김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