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BIFF Daily > 9회(2004) > 오늘의 영화제 소식
박찬욱 등 칸이 사랑한 세 감독, 관객들과 만나다
2004-10-09

박찬욱,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케렌 예다야 오픈 토크 현장

올해 칸이 지지를 보낸 감독들이 부산에서 다시 뭉쳤다. 9일 파라다이스 호텔 정원에서 열린 오픈토크의 주인공은 <올드보이>의 박찬욱, <열대병>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오르>의 케렌 예다야.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 특별상,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었던 이들의 오픈 토크는 박 감독이 케런 예다야에게 칸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렸던 연유를 묻는 것으로 시작했다. “원래 잘 우는 편이다. 지금도 울려고 마음만 먹으면 울 수 있다”고 좌중을 웃긴 케렌은 “<오르>의 모녀처럼 세상에는 아직도 소외받고 어렵게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박 감독은 미술 작업도 병행하는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에게 자신의 동생도 미술을 한다는 이야기를 곁들여 미술과 영화작업의 연관성을 묻자, 그는 “대학 시절부터 영화는 미술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답했다.

진행을 맡은 영화평론가 김영진 씨는 세 감독들에게 자국의 영화산업 안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느냐고 물어 토크를 달구었다. 박감독은 “흥행작은 두 편 뿐이다. (내 경우) 만드는 방식은 주류, 관객에게 수용되는 방식은 주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핏차퐁은 “내 영화의 유일한 목표는 내적인 감정 전달”이라며 “자신이 좋아하기 때문에 자기 영화는 주류라고 생각한다”는 독특한 의견을 내놓았다. 덧붙여 태국에서는 길을 가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부산 관객들의 열띤 호응에 놀라워했다. 케런은 “관객의 호응을 얻는 건 중요하지만 그것을 위해 자기 주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자세를 취했다. 정치적인 발언이나 영화 지원책에 관한 논의도 더해졌다. 케렌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들의 문제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핏차퐁은 태국 정부가 영화를 지원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이에 대한 비판을 더욱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차기작에 대한 약간의 정보도 흘러나왔다. 이날 오픈토크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은 한달 후 차기작 <친절한 금자씨>의 촬영을 시작하고, 아핏차퐁은 다른 실험영화 제작을 위해 방콕에서 시나리오 작업중이다. 또 케렌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상황을 다룬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만들 것이라 한다.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