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에도 자막을 부탁해, <꿈꾸는 손짓 너머> 현장
“안녕하세요, 박찬욱 감독님. 한국영화에도 한글 자막을 넣어주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10월8일 금요일 오후 5시 메가박스 4관. <올드보이> 상영이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가 시작됐을 때, 청각장애인 혜림씨가 수화로 질문을 한다. <꿈꾸는 손짓 너머>는 하반신 장애를 앓고 있는 이지형씨(26) 팀이 연출하는 다큐멘터리. 청각장애인 혜림 씨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겪는 내용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중이다. 혜림씨(20)의 수화에 잠시 주최 측이 우왕좌왕 한다. 황급히 수화를 통역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오고, 결국 질문이 전달 됐다. “앞으로 제작을 할 때 고려해 보겠다”는 답변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혜림 씨. 이렇게 한 장면을 찍은 <꿈꾸는 손짓 너머>는 앞으로도 혜림 씨를 통해 장애인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할 계획이다.
연기자들이라 연기 좀 되는 걸~ <너를 믿는다> 현장
다른 촬영장과 달리 <너를 믿는다>는 촬영분위기가 매우 농밀하게 느껴진다. 시쳇말로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좀 되기 때문이다. 생선회 한 접시를 앞에 두고 전구 불빛 아래 진지하게 대사를 읊는 배윤범씨(30), 김준원씨(29). 알고 보니 배윤범씨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삐딱이’ 역을 맡아서 연기했다고 하고, 김준원씨도 연극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연기자라고. 두 남자의 우정과 경쟁심을 그려내는 것이 관건인 이 영화는 맨 마지막에서야 이들이 휠체어에 의지한 몸임을 보여줄 것이다. 이런 반전을 통해 장애인이 일반 사람들과 전혀 다른 것이 없음을 역설하고 싶었다고.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스태프들을 지휘하는 연출자 이문호씨(27)가 팀원을 끊임없이 독려한 결과 영화의 모든 촬영은 이 날 새벽 한 큐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