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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샨> Casshern
2004-10-09

일본, 2004, 142분, 감독 기리야 가즈아키, 오후7시30분 수영만 야외상영관

70년대 한국 TV에서도 소개됐던 만화영화 <신조인간 캐산>을 실사로 옮긴 블록버스터 영화 <캐샨>은 암울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50년동안의 전쟁 끝에 아시아 연방이 유럽연합을 제압하지만, 끝내 굴복하지 않은 저항세력들의 준동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지배권력은 테러리스트 소탕을 명분으로 전쟁을 지속하고, 애꿎은 양민들의 희생은 늘어간다. 환경 또한 방사능, 생화학무기 등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던 이때, 과학자 아즈마는 환경오염으로 망가진 인간의 세포를 재생시킬 수 있는 신조세포(新造細胞)에 관한 초기 연구에 성공한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파괴된 모든 세포를 자유자재로 재생시킬 수 있게 된다. 이는 인류를 위한 연구이기에 앞서 죽어가는 아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군부 집단의 비밀 후원 속에 연구를 진행시키던 그는 반군과의 전투에 참전했다 전사한 아들 테츠야의 시체와 맞닥뜨린다. 테츠야의 장례식날,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실험실에서는 신조인간이 스스로 탄생한다. 의도하지 않은 신 인간의 탄생에 놀란 경비대는 이들을 향해 난사하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소수의 신조인간들은 형제를 무참히 살육한 인류를 향해 복수를 선언한다. 이 과정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신조인간에 납치당한 아즈마 박사는 절망감에 휩싸인 채 아들의 시체를 신조세포 용액에 담그고, 죽었던 테츠야가 다시 살아난다. 얼마뒤 신조인간과 강철 로보트 군단의 대공격이 시작되고, 인류는 패배의 위기에 놓인다. 이때 특수 방어장비로 온 몸을 감싼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나타나 이들과 맞서니 그가 바로 테츠야다. 그는 ‘평화의 신’의 이름을 따 스스로를 ‘캐샨’이라 부른다.

일본 정상의 가수 우타다 히카루의 남편이자 사진작가인 기리야 가즈아키 감독은 테츠야와 아즈마 박사, 신조인간들 외에 아즈마의 아내, 테츠야의 연인 루나, 그리고 거대한 음모를 꾸미는 지배권력층을 등장시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의 사이버펑크적이며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은 <풍운>이나 <촉산전>을 연상케 하는 현란한 CG 영상으로 표현되며,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인간들이 존재하는 한 세계는 참혹한 전쟁으로 물들 수밖에 없다’는 지독히도 비관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캐샨>은 가장 화려한 스타일의 반전영화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