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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에 담요족이 등장, 본격적인 상영 첫날 부산의 표정
2004-10-08

남포동에 담요족이 등장했다. 일반 상영이 시작된 8일, 일반 관객들의 몸부림은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매표는 아침 9시부터 시작됐지만, 한 시간 전인 8시부터 남포동은 스크린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관객들로 넘쳐났다. 줄서기를 위해 밤을 샌 듯, 담요를 칭칭 감고 있는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현장 판매분 중 가장 빨리 매진된 건 역시 왕가위 감독의 . 뒤이어 <하나와 앨리스> <서바이브 스타일5+> <세계단편애니메이션> <웃음의 대학> 등이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올해부터 정시 입장 원칙이 적용되어, <비포 선셋> 오전 상영 때 약 10여명의 관객들이 간발의 차이로 상영의 기쁨을 놓쳤다. 그러나 현장 자원봉사자들은 들여보내 달라고 억지를 쓰거나 거칠게 항의하는 관객들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늘이 시샘이라도 하는 걸까. 어두컴컴한 극장이 인파를 빨아들이는 것이 못마땅했던지 오후 들어 먹구름과 함께 빗방울이 떨어졌다. 매표 행렬은 이로 인해 흐트러졌지만, 20여개 홍보부스의 경쟁적인 물품 나눠주기 경쟁으로 인해 다시 복구됐다.

한편, 해운대 메가박스 쪽엔 돗자리족이 포진했다. 7일 낮 12시에 8일치 좌석의 80-90%가 이미 매진됐던 해운대 메가박스는 8일 새벽 2시부터 50여명의 관객들이 돗자리를 펴고 예매 취소분 좌석을 차지하기 위한 매표 전쟁에 대비했다. 이들은 공정한 티켓 구입을 위해 서로 순서를 정하는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메가박스의 경우, 대개 대형 멀티플렉스들이 그렇듯이 예매시스템이 안착되어 현장 판매분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 토요일 일반 예매분의 경우, 전회 매진된 상황이다. 8일 오후 3시, 맨 앞줄 좌석을 제외하곤 이날 상영작의 거의 모든 좌석들이 팔려나갔고 오후 7시께는 1-2편을 제외하고 모든 작품의 입장권이 완전히 동이 났다. 표를 못 구한 관객들은 야외무대에서 울려퍼지는 안데스 전통음악 밴드 연주를 위로삼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만 남포동 쪽과 달리 해운대 쪽은 정시상영이라는 원칙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고지되지 않아서 항의가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