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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의 사랑과 이별, 옴니버스 영화 <동백꽃 프로젝트> 관객과의 대화
2004-10-08

"성적 소수자의 처지를 섬으로 은유했다"

“게이들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옴니버스 영화 <동백꽃 프로젝트-보길도에서 일어난 세가지 퀴어 이야기>가 8일 오후 1시 메가박스 3관에서 관객과 첫 대면식을 가졌다. 관객들은 처음엔 머뭇거리다 이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왜 하필 보길도이고, 동백꽃인가?” 동성애자 인권운동 단체인 친구사이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추진된 이번 프로젝트의 주동자 이송희일 감독은 “보길도와의 관련보다는 고립된 섬의 이미지 때문”이라면서 “이 사회에서 성적 소수자들의 처지를 섬으로 은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명이 동백꽃인 것에 대해선 “동백꽃이 질 때 눈물처럼 떨어진다고 하지 않나”라며 게이 커플 사이에 끼어 상처를 입은 여자의 심리를 묘사하는 자신의 연출작 <동백 아가씨>를 포함하여 이번 옴니버스 영화가 애절한 사랑이야기 모듬임을 환기시켰다.

퀴어영화에 대해 다소 공격적인 질문도 없지 않았다. 한 관객은 “왜 매번 퀴어영화를 만드냐”라고 물었다. 이송희일 감독은 “그건 이성애자 감독에게 왜 멜로영화를 만드냐는 물음과 똑같다”면서 “안타깝게도 (그러한 시각들이) 퀴어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조차도 (소재주의적 접근이 아닌지) 자기 검열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성애자인 두 감독과 달리 혼자만 이성애자라 성적 소수자로서의 차별을 겪었다”는 우스갯 소리로 말문을 튼 최진성 감독은 “퀴어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기보다는 멜로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의 연출작은 “과거에 서로 사랑했던 두 남자가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김추자>. “떠나고 싶은 남자, 그리고 그를 붙잡고 싶은 남자,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응시하는 <떠다니는 섬>의 소준문 감독은 보길도 촬영에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마을 아저씨들의 경우 간식을 챙겨다 주며 때론 시나리오를 훔쳐보곤 “뭔 남자들만 나오냐”고 묻는 위기 상황이 적지 않았다고. 제작진의 답은 매번 “형제에 관한 영화라니까요”였다 한다.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