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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Nobody Knows
2004-10-08

감독 고레다 히로카즈/일본/141분/메가 5관 1시

제목으로 걸려 있는 ’아무도 모른다’의 말뜻은 첫 신이 시작된 이후 곧장 밝혀 진다. 조용하고 한적한 동경의 어느주택가. 단촐한 이삿짐이 들어오고 엄마와 아들은 집주인에게 아들을 소개한다. 자식이라곤 얌전하고 조용한 이 아이 하나 뿐이라고. 그러나 방으로 갖고 들어온 가방 안에서는 나머지 두명의 아이들이 나오고, 바깥에서 기다리던 아이까지 몰래 들어와 식구는 모두 다섯이 된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그것이 비극의 단초가 된다. 엄마가집을 나가버리고, 그 후 네명의 아이들은 최악의 상황에 몰린다. 필사적으로 살아 갈수 있는 방식을 찾으려 애써보지만, 굶주림은 끝에 달한다. 어쩔 수 없이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가장이 된 12살 소년 아키라는 너무 빨리 삶의 슬픔을 본다.

1988년 동경에서 있었던 실화에 기초하여 이 슬픈 영화를 만든 고레다 히로카즈는 다큐멘터리 출신 감독답게 미세한 감정들을 포착한다. 영화는 별다른 주장이나 흥분없이 그들에게 무의미해진 세상의 모습을 단촐한 반복으로 잡아낸다. 그렇게 천천히 막내의 죽음을 맞는다. 동생의 주검을 바깥으로 들고 나가는 그 방법을 목격하는 순간 영화는 아연실색해진다. 12살 소년 가장 아키라 역을 맡은 유야 야기라와는 나이보다 몇 년은 더 성숙해 보이는 근심의 연기를 인정받아, 올해 칸 영화제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정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