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크레딧을 통해 감독은 <트로이>가 <일리아드>로부터 단지 영감받았을 뿐임을 분명히 하고 있기에 이 영화를 원작과 비교하는 것은 처음부터 의미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트로이> DVD와 동일 장르이자 4년 전에 레퍼런스 타이틀로 등극한 <글래디에이터> DVD와의 비교는 어떨까?
화질부터 보자. 컴퓨터로 감상시엔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HD급 TV나 프로젝터로 감상시엔 종종 놀라운 수준의 디테일과 그라데이션을 보게 된다. 영상 비트레이트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것이 화질을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지 않은가? <글래디에이터>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잡티들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선 <트로이>의 판정승. 하지만 전반적인 색감의 표현력과 해상력 면에선 <글래디에이터>가 앞서나간다. <트로이>는 편차있는 화질을 보여줘 레퍼런스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운드 역시 DTS 트랙을 담았던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의 적수가 되기엔 <트로이>의 아킬레스는 역부족이다(<트위스터> DTS 버전이 출시되긴 했으나 워너는 전통적으로 DVD에 DTS 트랙을 담지 않는다). 그러나 여타 블록버스터와 비교한다면 <트로이>는 그들에 뒤지지 않은 영상과 들을거리를 제공해준다. 총 42분 분량의 부록에는 대규모 전쟁신의 리허설과 프로덕션디자인 그리고 시각·음향효과가 담겼다. 사전 시각화 작업으로 만들어진 황당한 아웃테이크 장면이 이스터 에그로 숨어 있으니 찾아볼 것(메뉴화면에서 트리오의 목마를 찾으면 된다). DVD는 내년 1월 발매되는 미국보다 먼저 10월에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