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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회고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조영정
2004-10-06

조영정 한국영화회고전 프로그래머는 개막 전날까지 서울에서 회고전 책자 교정을 진행 중이었다. 이로 인해 인터뷰는 전화로 이루어졌고, 이는 이번에 그가 준비한 한홍합작 회고전 기획의 어려움을 반영한다. 사실 6,70년대에 걸쳐 활발하게 제작했던 이른바 한국-홍콩 합작이라는 범주로 묶일 수 있는 영화들은 아무도 돌아보려하지 않는 어두운 과거였다. 그 영화들은 그저 저질· 폭력 영화, 위장 합작에 불과했던 것. 그럼에도 조 프로그래머가 이번 회고전을 추진한 것은 최근 한국영화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 아시아네트워크를 말함에 있어 “한국이 다른 나라와 합작을 시작한 시점의 영화들을 피해갈 수는 없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다.

회고전을 준비하면서 그가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국내에 한홍합작 영화들의 프린트가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쇼브라더스가 보존한 프린트에는 한국 스탭들의 이름이 크레딧에 등장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해서, 합작 여부를 가리기도 어려울 지경. 또한 한홍합작 영화에 대한 한국 내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자신이 분명 참여한 영화임에도 인터뷰를 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확인을 하지못해 회고전에서 언급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된 것"은, 말못할 어려움 중 하나다.

그러나 조 프로그래머는 온갖 오해에도 불구하고 올 회고전 역시 영화적 재미로 충만한 영화들로 준비됐음을 강조한다. “늘 그렇지만 회고전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재미"이기 때문이다.

글=오정연, 사진=손홍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