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들> GoodFellas Special Edition
1990년
감독 마틴 스코시즈
상영시간 145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5.1 영어
자막 한글, 영어
출시사 워너
총을 든 오즈의 마법사 혹은 갱스터 나라의 앨리스, 마틴 스코시즈의 <좋은 친구들>은 부인할 수 없는 모던 클래식이다. <좋은 친구들>은 이 세상 무엇보다 갱스터가 되고 싶었던 남자의 흥망사이자 지극히 현실적인 범죄의 연대기다. 마틴 스코시즈의 범죄영화는 범죄를 뒤쫓는 데서 재미와 스릴을 찾는 영화가 아니며, 그렇다고 범죄자와 형사를 영웅 또는 낭만적으로 그리는 유의 것은 더욱 아니다. 갱스터의 독백이었던 <비열한 거리>는 <좋은 친구들>과 <카지노>에서 시스템으로 확장되고, <갱스 오브 뉴욕>은 역사성까지 부여받는다. 마틴 스코시즈에게 갱스터의 세계는 20세기 미국의 역사와 자본주의 시스템의 부패를 증언하는 장, 그 자체다.
마이클 파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 영화의 판타지를 사랑했던 마틴 스코시즈에게 영화적 판타지를 제공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어린 시절을 보냈던 리틀 이탈리아였다. 창문 너머 정글과 욕망의 법칙이 눈을 번뜩이는 야만의 공간이 그가 접했던 현실이었던 바 그 세계에 바짝 다가선 카메라는 악몽의 시간을 해부한다. 갱스터를 꿈꿨던 남자의 신나는 시절은 흥겨운 로카빌리가 도노반의 <아틀란티스>로 바뀔 때 끝나고, 후반부의 무거운 블루스 음악은 주인공의 깨어진 꿈과 유보된 현실의 고통을 연주하고 있다. 그런데 내레이션과 음악, 카메라와 편집이 광란의 질주를 펼치는 <좋은 친구들>의 클라이맥스에서 우리는 불안과 흥분을 동시에 경험하지만, 신기하게도 그것은 회전목마를 타고 파노라마를 둘러보는 것처럼 객관화된다. 비릿한 피냄새는 나되 영화의 거리두기는 일방적인 몰입을 저지한다. <좋은 친구들>은 갱스터영화가 자연주의에 가장 근접한 예다.
특별판으로 재출시된 <좋은 친구들> DVD는 평균적인 수준의 화질에 비해 대사 전달력이 좋으며, 쉴새없이 나오는 음악에 가슴이 울렁댄다. 두 가지 음성해설 중 첫 번째는 감독, 배우, 스탭 등 무려 14명의 음성을 이어붙인 것으로 사람들의 기억과 수많은 뒷이야기들이 이러저리 얽혀 있다. 단, 장면 음성해설이기 때문에 영화보다 20여분 짧다. 두 번째는 주인공의 실제인물인 헨리 힐과 그의 증인보호프로그램에 관여했던 수사관이 진행하는데, 추억을 되새기듯 범죄의 기억을 웃으면서 말할 땐 섬뜩할 정도로 사실적이다. 두 번째 디스크의 부록은 대부분 인터뷰와 제작현장, 본편 영상의 편집본들이다. 메이킹필름, 갱스터의 삶, <좋은 친구들>의 영향을 받은 감독들의 감탄사들, 대본과 스케치 그리고 노트를 영화장면과 비교한 것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