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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이런 것! <지옥의 영웅들>
류상욱 2004-09-17

<지옥의 영웅들> Hell is for Heroes

1962년

감독 돈 시겔

상영시간 90분

화면포맷 1:78: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2.0 모노

자막 한글, 영어

출시사 파라마운트(1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맡았던 <더티 하리>의 돈 시겔 감독은 1962년에 <지옥의 영웅들>(Hell is for heroes)을 만든다. 흑백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우리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전쟁영화이다. 스티브 매퀸이 주연을 맡고 있는데 그는 <대탈주>와는 다르게 시니컬하고 반항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그는 원래 하사관이었는데 사고를 쳐서 사병으로 강등된 채 한 소대에 배치된다. 그와 소대원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지그프리트 라인이라는 전선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는다. 소수의 인원으로 독일군과 대치해야 하는 소대원들은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면서 많은 병사들이 있는 것처럼 가장한다. 그들은 고지에 있는 독일군 진지를 공격하기 위해 상부의 명령을 어기면서 독자적인 행동을 한다. 물론 그 중심인물은 스티브 매퀸이다. 그 과정에서 제임스 코번이 지뢰를 밟고 죽는다. 이 영화의 전투장면은 매우 사실적이다. 스펙터클하지 않은 전투장면 때문에 이 영화에 실망한다면 그것은 무언가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전투장면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전쟁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전투에 임하는 군인들에게서 전쟁의 부조리함이 전면에 부각된다. 스티브 매퀸은 자신의 주장대로 공격했다가 희생된 전우 때문에 패닉 상태에 빠진다. 그러다 총공격이 감행되고 그는 총 맞는 상태에서도 영웅적으로 적의 진지에 폭탄을 집어넣는다. 그의 전우는 진지 안에 스티브 매퀸의 시체가 있지만 명령에 따라 화염방사기로 그곳을 불태워야 한다. 영화는 <배달의 기수>와는 다르게 스티브 매퀸의 영웅적인 살신성인을 보여주고 곧바로 끝나버린다. 그러니까 돈 시겔은 그 행위를 미화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그 강렬한 전투 속에서 병사들은 명령에 따라 전진해야만 한다. 그 과정은 이 영화에서 전혀 과장되지 않게 그려진다. 전쟁은 그렇게 수행될 뿐이다. <지옥의 영웅들>은 스티브 매퀸의 명연기와 더불어 다른 소대원들의 훌륭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전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숨은 작품이다. 류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