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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역할 수 없는 영상세계의 부활

<신녀> 神女

1934년

감독 오영강

상영시간 75분

화면포맷 1.33:1 스탠더드

음성포맷 DD 2.0

자막 영어, 중국어 인터타이틀

출시사 샌프란시스코 무성영화제(미국)

<검은 집> Khaneh siah ast

1962년

감독 포루흐 파로허저드

상영시간 21분

화면포맷 1.33:1 스탠더드

음성포맷 DD 2.0 이란어

자막 프랑스어 자막

출시사 <시네마> 2004년 봄호(프랑스)

<에이자-리자 에틸라 작품집> Eija-Liisa Ahtila: The Cinematic Works

1993∼2002년

감독 에이자-리자 에틸라

상영시간 120여분

화면포맷 1.66:1, 1.8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2.0, 5.1 핀란드어

자막 영어자막

출시사 크리스털 아이(핀란드)

전설은 일반 극장에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앙리 랑글루아와 에이모스 보겔은 영화를 창조하진 못했지만,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와 ‘시네마 16’을 세웠던 그들의 이름은 영화사에 남게 된다. 그들은 영화의 궁전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영화에 대한 애정을 나누었으며, 그 자취는 여타 시네마테크와 영화제로 이어졌다. 주목할 점은 이후 등장한 홈비디오가 영화와 관객을 매개하는 주요한 매체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홈비디오는 비록 제한적이나마 영화와의 은밀한 대화를 가능케 했는데, 이러한 순기능은 비전문 혹은 인디 제작사에서 만들어진 비대중적 작품의 홈비디오에서 특히 드러난다. DVD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적 측면에선 제작이 불가능했을 DVD를 적잖이 볼 수 있게 됐다. 반길 일이다.

<신녀>는 샌프란시스코 무성영화제에서의 상영이 DVD 제작으로 이어진 작품이다. 전설적인 배우 완령옥의 대표작을 DVD로 만들기 위해 영화제의 세 스탭이 지역대학의 미디어센터, 중국필름보관소와 함께 기울인 노력이 DVD의 곳곳에서 느껴진다.

프랑스 영화지 <시네마>는 2003년 봄호부터 보기 힘든 작품들- 미조구치 겐지의 <동경행진곡>, 장 외스타슈의 <제롬 보쉬의 쾌락의 정원>, 포루흐 파로허저드의 <검은 집>- 의 DVD를 부록으로 제공하면서 영화평론 전문지와 그에 상응하는 부록의 인상적인 조합을 이끌어내고 있다. 핀란드의 크리스털 아이는 많지 않은 출시작을 모두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비디오, 공연, 미술작품 DVD로 채워나가는 모험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가 없었다면 세계 아트 페어의 인기 아티스트인 에이자-리자 에틸라의 작품을 대본과 함께 집에서 본다는 건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 독립영화 배급사에서 단편영화 모음집을 DVD로 출시한 데 이어 몇몇 영화제와 기관에서 비상업적인 영화의 DVD 작업을 기획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이런 작업들이 다각도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갇혀 있던 예술은 다른 매체를 통해 누군가와 만날 때 비로소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상황은 지금까지는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코끼리의 더딘 걸음처럼 훗날 큰 힘을 발휘할 것을 믿고 싶다. 이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