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킬머는 저서 <애니메이티드 필름 컬렉터스 가이드>에서 아트애니메이션 소스 구입방법을 알려주면서 파이오니어의 <아니메 아니메 시리즈>에 대해선 별도 언급을 하고 있다. 이 LD 시리즈는 아트애니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모두 갖고 싶을 만큼 교과서적인 작품들로 구성되었는데 최근에는 <뉴 아니메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DVD 발매되고 있다. 즉 파이오니어는 미디어 발매를 통하여 일본 내 애니메이션의 스펙트럼 확대에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소명감을 가지고 아트애니를 전문적으로 수입하며 가끔 비디오를 발매해온 라바에서 첫 번째 DVD로 이슈 파텔의 단편들을 출시했다. 플래스티신의 뒤편에 빛을 비춰 제작한 <사후의 세계> 외에도 작가의 고향인 인도의 핵무기 개발로 구상하게 된 <구슬게임>, 작가가 존경했던 노먼 맥라렌의 <이웃들>이 연상되는 <하늘이 정해준 운명>,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천국> 등 총 6편의 단편이 담겼는데 보고 있노라면 왜 이슈 파텔이 빛의 작가로 불리는지 알게 된다. 조금 어두운 것을 제외하곤 국내판 화질은 파이오니어의 NFB 걸작선과 유사하다. 사운드는 돌비디지털보다 압축률이 낮은 PCM채널로의 감상을 권한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사후의 세계>의 화면 크로핑이 과도하여 일본판에 비해 영상정보가 적다는 것이다. 그외 지지난해 내방시 녹화한 감독과의 인터뷰 영상과 작품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가 부록으로 담겼다. 디즈니의 전설적인 애니메이터 샤머스 컬하인은 이슈 파텔의 <사후의 세계>를 보고 애니메이션에 대해 좀더 연구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였다고 한다. 아트애니 작품들이 좀더 지속적으로 출시되어 스스로 책망하는 기회가 자주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