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콜세지의 이탈리아 여행> My Voyage to Italy
1999년
감독 마틴 스코시즈
상영시간 246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음성포맷 영어, 이탈리아어 DD 2.0 서라운드
출시사 미라맥스(미국)
19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세계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데뷔했던 마틴 스코시즈를 비롯한 새로운 세대의 미국 영화감독들은 아마도 자신들이 직업으로 선택한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진지하게 시도했던 첫 세대로 기억될 것이다. 특히 이들 중에서 고전영화의 보전과 복원, 그리고 비판적 고전영화 보기의 대중화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마틴 스코시즈의 노력은 그 자신의 영화적 업적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성과를 쌓아왔는데, 이미 1995년에 영국영화원(BFI)의 후원으로 제작한 <마틴 스콜세지의 미국영화 기행>에서 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독특한 해석, 그리고 무한한 애정을 선보였던 그는 좀더 개인적인 영화적 체험에 대한 이야기로 <마틴 스콜세지의 이탈리아 여행>을 내놓게 된다.
<마틴 스콜세지의 이탈리아 여행>은 뉴욕의 ‘리틀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서 태어나 이탈리아 이민사회의 내부적 시선에서 이탈리아영화를 볼 수 있었던 개인적 체험과 훗날 뉴욕대학의 영화학도로서 외부적 시선으로 이탈리아영화를 분석할 수 있었던 영화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후 이탈리아영화의 영화적, 문화적 파장과 후대에 끼친 영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감독 자신의 문화적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이민사회의 가족적, 공동체적 경험이 ‘리틀이탈리아’라는 공간에서 이탈리아영화를 통해 본인의 개인적인 영화적 체험인 동시에 문화적 전이로 나갔던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로셀리니, 데 시카, 비스콘티, 펠리니, 안토니오니 등 기라성 같은 전후 이탈리아 감독의 영화세계에만 집중적으로 초점이 맞춰진 점이 못내 아쉽긴 하지만, 스코시즈라는 거장이 들려주는 이들 거장들의 작품에 대한 진지한 설명은 이제 네오리얼리즘이나 60년대 뉴웨이브가 더이상 우리 시대에는 의미를 던져주지 못한다고 일갈할 냉소적인 무리에게까지 잔잔한 감동을 던져줄 정도로 그 정성이 DVD라는 기계적 매체의 한계를 넘어서서 다가온다.
사족으로 한마디 더 쓰자면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잉그리드 버그만의 영화들, <유로파51>이나 <스트롬볼리>에 대한 스코시즈의 열정적인 설명을 들으면서 슬며시 미소짓게 되는데, 왜냐하면 한때나마 이 두 사람이 스코시즈의 장인 장모였기 때문이다. 이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