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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표 영화’의 시작점, <만다라>
이승훈( PD) 2004-08-05

영화 <만다라>는 한마디로 오늘날의 임권택을 있게 한 영화, 그래서 1980년대 한국영화 최고의 걸작이라고 해도 이견이 없는 영화일 것이다. 우리 시대의 거장, 한국영화의 거목 임권택은 “60년대에는 닥치는 대로 영화를 만들었고, 70년대 후반부터 비로소 영화에 눈을 떴다”라고 스스로 술회하는데, <상록수> <족보> <깃발 없는 기수> <짝코>로 이어지는 그의 영화에 대한 개안(開眼)의 정점에 있는 영화, 그래서 임권택표 영화, 그리고 대중이 임권택 영화 고유의 색깔을 느끼게 한 작품이 바로 <만다라>다.

1956년 영화사 제작부로 영화계에 입문해, 정진우 감독과 함께 정창화 감독 문하에서 배운 뒤, 1961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데뷔한 이래 최근작 <하류인생>까지 99편의 영화를 연출한 우리 영화계의 거목 임권택에게, 그리고 한국 영화계에도 <만다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영화이다. 이 작품은 해외 영화계에서도 호평을 받아 서서히 임권택 감독과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시초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얼마나 자주 필름이 해외에 나갔던지 (지금 보면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얘기지만) <만다라>는 1980년대 작품인데도 원판필름이 닳아서 많이 훼손되었을 정도다.

하여튼 이번 EBS 한국영화특선 ‘임권택 감독 특별전’이 중·장년층 관객에게는 잊혀진 추억을, 젊은 관객에게는 ‘우리 영화에 대한 색다른 눈뜨기’를 도와줄 것을 감히 기대해본다. 특히, 이번 방송에는 개봉 당시나 비디오 출시 때와는 다르게 임권택 감독이 직접 재편집한 ‘디렉터스 컷’ 버전으로 방영된다. 한국영화 마니아들의 많은 시청을 바란다.

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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