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멘> Omen (1976)
1976년
감독 리처드 도너
상영시간 111분
화면포맷 2.3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5.1
자막 한글, 영어
출시사 이십세기 폭스(3장)
<리쎌 웨폰>을 만든 리처드 도너는 어느 날 데이비드 셀처의 시나리오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그 시나리오는 영화사들을 전전하고 있었다. 성서 요한계시록을 재해석해 적그리스도를 어린아이로 설정하는 아이디어를 담은 그 시나리오는 이후 70년대를 대표하는 호러영화가 된다. 영화는 로마에서 시작된다. 그레고리 펙이 연기하는 미국 대사 로버트 쏜은 6월6일 6시에 아들이 태어나지만 곧 그 아이는 죽는다. 그리고 가톨릭 신부가 권유하는 대로 부모를 알지 못하는 아이를 입양한다. 데미안이란 이름의 그 아이는 바로 적그리스도이자 사탄의 자식이다. 영화의 전반부는 부유하고 화목한 가정의 생활을 보여준다. 세월이 흐르고 아이가 크면서 비극이 시작되는데 데미안의 보모는 목을 매달아 죽고, 아이를 죽여야 한다고 애원하는 브레넌 신부는 피뢰침에 꽂혀 죽는다. 로버트와 함께 데미안의 비밀을 캐내는 기자는 목이 잘려 죽게 된다. 이렇게 이 영화는 호러영화답게 다양한 살인장면을 담고 있는데, 그 표현이 매우 무시무시하다. 특히 어린 데미안이 세발자전거를 타다가 이층에 있던 어머니를 치게 되는데, 그녀가 이층에서 떨어져 목이 돌아가는 장면은 극한적인 공포감을 준다. 이 영화는 세계의 종말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다. 가장 먼저 소멸하게 되는 것은 부르주아 가부장 체제이다. 과거의 세계에서 이어져온 괴물에 의해 평안했던 부르주아 가정은 풍비박산이 된다. 그런데 영화는 그 부르주아 가정이 붕괴되는 원인을 외부에서 침입한 악마에게 돌린다. 그렇게 되면 부르주아 가부장 체제와 가톨릭 교회에는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게 되는 결과가 생긴다. 모든 악은 어린아이와 그 아이를 보호하는(결혼한 상태에 있지 않은 것 같은) 여성에게서 유래한다. 그 무엇도 악마와 대적해서 그 악마를 없앨 수는 없다. 고대의 예언대로 악마가 부활했고, 아버지는 차마 악마인 아들을 죽이지 못한다. 이러한 점들은, 이 영화가 무서운 호러영화이지만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가 만든 영화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영화가 어린 시절에 보았던, 또 다시 보아도 여전히 무서운 추억의 호러영화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류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