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미래>는 혼란스럽고 모호하다. 현대 영화계에서 구로사와 기요시가 차지하는 불안한 자리를 드러내는 것 같다. 한 남자의 살인과 자살, 그리고 남겨진 두 남자와 해파리가 의미하는 게 뭔지 알기는 쉽지 않다. 혹시 길가는 십대를 보면서 생물학적 공포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그럴 때 그들은 우리와 다른 종의 생물처럼 보인다. 십대는 해파리처럼 손을 대면 죽음으로 몰고갈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 아름다움은 세상을 밝고 살 만하게 만드는 존재다. <밝은 미래>는 십대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눈에 맞춰진 영화이며,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그래도 우리가 십대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래는 예정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이미 내포되어 있는 진실인 것이다. <밝은 미래>의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애매한 미래>(한정수량으로 발매된 <밝은 미래>의 일본판 DVD에 포함되어 있다)이다. 미래가 밝거나 아니면 애매해지는 건 결국 세대간의 믿음과 소통에서 비롯된다는 뜻일 게다. 디지털의 느낌을 한껏 살린 거칠고 낯선 화질이 인상적인 DVD다. 첫 주연을 맡아 아사노 다다노부, 후지 다쓰야와 함께 열연한 오다기리 조에 초점을 맞춘 20여분 분량의 제작영상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