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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스크린쿼터 논쟁 [5] - 네티즌 Q&A
김수경 2004-07-07

스크린쿼터에 관해 알고 싶었던, 그러나 묻기 두려웠던 것들

네티즌 Q&A

-스크린쿼터가 왜 지금 가장 위기인거지?

=있잖아. 정부 전체에서 쿼터를 지켜내자고 버티던 유일한 조직이 문화부였거든. 근데 문화부가 이제는 못 버티겠대. 그럼 정부 내부와 미국이랑은 얘기 끝났다는 거 아니겠어. 이창동 장관이 위험 사인 보낸 거고 데프콘 스리야. 이제 믿을 건 국민뿐이야.

-어차피 한국영화 잘되고 있는데 한번 줄여보고 안 되면 다시 원상복귀하면 되잖아?

=김형진 국제변호사 왈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고 심봉사 눈 안 떠지면 나중에 심봉사는 누가 모시나요?” 덧붙여 한국 영화산업 수십년 노력으로 이제 겨우 산업화되는데 쿼터 줄여서 상황이 나빠졌다고 치자. 상영일수 원상복귀시키면 망가진 산업도 ‘비아그라 효과’처럼 단숨에 돌아오나? 그리고 그 양자간 투자협정(BIT)이란 걸 맺으면 마음대로 못 고쳐. 국제조약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언제는 스크린쿼터가 문화다양성의 보루라더니 왜 쿼터 때문에 다양성이 죽어간다고 줄이라고 난리인거지?

=그게 무식하게 내·외부 구분없이 몰아서 이야기하니까 그런 거야. 외부다양성이라는 걸로 보면 쿼터가 아직도 할리우드라는 독불장군으로부터 개별국가 영화를 지키는 다양성의 보호막이야. 물론 내부다양성 문제가 있을 수 있지. 하지만 내부다양성은 사실 쿼터보다는 다른 방법과 지원으로 풀어야 한다고 봐. 이를테면 쿼터 안 건드리고도 예술영화전용관이나 독립영화 지원책 찾을 수 있잖아.

-한국영화 드디어 세계최강 할리우드와 맞장뜨나? 누가 살아 이길까? 예전에 덤빈 아이들은 얼마나 살아남았지?

=한국 영화산업 박살이라고 봐. 스타크래프트 해봤지? 물량에는 장사없어. 심광현 영상원장 왈 “7천원에 똑같이 아반떼랑 벤츠 팔면 누가 아반떼 사겠냐고”. 맞장은커녕 개방했다가 살아남은 애들도 없어. 그래서 현재 한국이 미국 빼면 자국영화 점유율 1위야. 국민배우 안성기 왈 “미국 자국영화 점유율 98%”. 게다가 다른 애들이 자꾸 한국 잘한다 그러면서 흉내내니까 미국은 더 열받지.

-위대한 미국과 똑똑한 한국 정부 및 경제관료는 별것 아닌 스크린쿼터를 중요한 통상협상 때마다 쫀쫀하게 물고늘어지지?

=한국 영화인과 미국 영화인이 유일하게 마음이 통하는 게 스크린쿼터야. 한국 영화산업의 핵심이 그거라고 보는 거지. 우리 정부만 빼고. 그래서 걔네는 없애려고, 우리는 지키려고 안달인 거지. 한국 정부와 일부 경제관료가 말하는 대로 우리가 훨씬 이득이면 훌륭한 미국분들이 왜 1988년부터 이 사소한 제도를 없애려고 돈 주겠다 뭐 주겠다 난리겠어. 21세기의 꽃은 영상산업. 답 나온 거 아닌가.

-스크린쿼터가 그렇게 좋은 건데 왜 우리만 해? 다른 곳에선 이 좋은 제도 안 배워가나?

=예전에는 다들 쿼터 했는데 미국이 꼬시고, 센 척하느라 없애고 이러다가 많이 없어졌어. 최근에 우리한테 배워 간 나라가 하나 있지. 2001년에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유지나 이사장이 중국에서 쿼터 관련 세미나를 했어. 단기간 배워서 중국은 2002년부터 우리보다 더 세게 66% 쿼터 하고 있어. 영화정책의 해외수출이지. EU도 우리한테 배워서 조만간 재시행하려고 준비한대. 미국 빼고 다 찬성이라나 뭐라나.

-세계가 하나인 지구촌 시대에 경쟁 안 하겠다는 건 좀 촌스러운 거 아닌가?

=플라이급이랑 헤비급이랑 붙는 걸 시합이라고 안 하지. 장정구가 세계챔피언이라고 같은 챔피언인 타이슨이랑 붙으면 그게 공정한 경쟁인가? 말 그대로 지구촌이면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어. 힘센 놈 마음대로 다 하면 그게 무슨 국제사회고 인간사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