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취미는 때때로 터무니없어 보인다. 비합리적이며 낭비와 취미가 잘 분간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음악 감상이 아닌 ‘오디오’라는 이름의 취미도 이에 해당할 듯싶다. ‘빨리 망하려면 카메라를 하고, 천천히 망하려면 오디오를 하라’는 말도 있거니와, 오디오에 빠지면 여러 난관에 부딪힌다. 돈도 많이 들고, 동호인들을 만나는 대신 주위 사람을 잃기도 한다. 오디오 최대의 적은 마누라, 어린 자식, 그리고 아래층 사람이라고 하니 말이다. 그러면서도 기기에 하나하나 말 못한 사연들을 숨겨놓으니, 과연 사나이의 로망이라 할 만하다. 실제로 오디오 동호회에 여자들은 극히 드물다.
리비도 하이파이(http://www.libidohifi.com)의 최재웅 사장은 이런 로망의 전형적인 주인공이 아닐까. 소년 시절의 원체험이 오디오회사 사장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스토리는 사뭇 감동적이다. 이 감동은 다분히 원초적인데, 생계와 목숨을 내걸고 자그마한 기곗덩어리에 매달리는 모습이 투쟁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리비도(libido)라는 상표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순간이다.
이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한 회사의 홍보사이트지만, 최재웅이라는 이름으로 인해 상업적인 냄새는 덜하다. 중고기기 개조에 있어 ‘최재웅식 개조’라는 말이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만큼 그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이다. 취미가 무릇 어떠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용산 한구석 반지하방에서 오디오에 몰두하고 있는 최재웅 사장을 만나보길 권한다.
글쓴이 김성환/ 인터뷰 전문웹진 <퍼슨웹>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