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경 다음으로 재미난 게 싸움구경인데, 요즘 이 싸움구경이 장안의 화제 아닌가. 소수 마니아들 사이에 알음알음으로 전해지던 이종격투기가, 최근 1, 2년 사이 케이블방송을 탄 이후 국내에 두터운 팬층을 확보해가고 있다. 공중파 3사에서 운영하는 케이블채널에는 밤시간엔 어김없이 싸움판이 벌어진다. 이종격투기는 엄격한 룰에 의해 관리되는 엄연한 스포츠이긴 하지만, 뭐든지 다 된다는 뜻의 ‘발리투도’(Vale Tudo/ VT)라는 이명에서 보듯이 팬들의 욕구는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싸움박질’에 접근해 있다. 이 싸움박질이란 보는 것만으로도 무리 속의 서열과 힘의 절대성을 느끼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남자들이라면 한번은 겪었을 희열과 공포가 아니겠는가.
일본의 ‘프라이드’, ‘k-1’ 등의 세계적 성공에 자극받아 국내에서 꽤 신경쓴 대회가 여럿 열리고 있다. 아직은 미비한 게 많겠지만, 싸움이라면 빠지지 않는 우리나라이니만큼 성공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이종격투기에 대한 정보는 쌈박질닷컴(www.ssambakzil.com)이면 대개 만족할 것이다. 최신 정보와 경기 분석뿐만 아니라 국내 이종격투기계의 사정도 알 수 있다. 쌈박질닷컴처럼 국내 팬의 성장에 힘입어 수준 높은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새벽마다 케이블채널에 허덕이는 건 아무래도 강한 ‘싸나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김성환/ 인터뷰 전문웹진 <퍼슨웹>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