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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대는 일본, 그리고 한국
김수경 2004-06-24

일본 영화계 연출부 막내 권철

아시아영상위네트워크 준비회의가 열린 마쓰모토에서 지역영상위의 주관으로 로케이션 투어를 하는 중이었다.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가며 로케이션 장소를 설명하는 젊은 통역이 있었다. 다큐멘터리영화제로 유명한 야마가타 출신의 재일동포 2세 권철(26)씨. 그에게 듣는 일본 영화계 연출부 막내 이야기.

영어랑 한국어는 언제부터 공부했나.

야마가타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사대부고를 대학은 몬트리올콩코드대학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그렇게 떠돌아다닌 이유는.

무엇보다 같은 곳에서 공부하고 싶지 않았다.

대학 때 찍은 영화는.

대체로 어두운 분위기이며 진지한 영화다. 대사도 별로 없다.(웃음) 왼손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일본으로 돌아와서 한 작업은.

TV쪽에서 드라마 작업으로 시작했다. 일을 구하는 데 2년이나 걸렸다. 그동안 아르바이트하며 버텼다. 아는 사람이 없어서 시작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처음에 4∼5명이 소개해줘서 겨우 들어갔다. (웃음)

쓰고 있는 시나리오는 있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관한 걸 쓰고 있다. 그걸 인간관계에 적용한 이야기다.

인상 깊었던 한국영화.

제일 좋아하는 건 <비트>, 한국에서 고등학교 때 봤다. 김기덕 감독에게도 관심이 많다.

마쓰오카(<춤추는 대수사선> TV시리즈와 영화의 PD)가 당신이 ‘감독이 빨리 될 재목’이라고 칭찬하던데 얼마나 걸릴 것 같나.

6∼7년 뒤에는 내 영화를 찍고 싶다. 막내로 시작해서 보통 7∼8년 걸린다. 잘 모르지만 현재는 한국이 기회가 더 많을 것 같다. 상대적으로 일본은 감독 데뷔하기에는 좋은 상황은 아니다.

일본영화의 경향.

제일 심각한 것은 TV드라마에서 인기를 얻는 작품만 영화화되는 경향이다. 그래서 대중적인 장편 상업영화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어렵다. 주목할 만한 젊은 배우가 드문 것도 제작에 어려움을 준다. 최근 영화 중에는 <세상의 중심에서>를 빅히트시킨 유키사다 이사오의 <오늘의 사건>과 안노 히데아키가 <큐티하니>를 만들기 전에 찍은 <식일>을 좋아한다. <식일>의 주인공은 이와이 순지다. 고전쪽은 오즈는 좋지만 구로사와는 싫다. 지나치게 대중적이고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한다.

향후 계획.

6월 12일에 개봉한 <우미자루>의 감독 하스미 에이지로의 차기작에 참여한다. 장편 극영화는 처음이다. 하스미 에이지로는 <춤추는 대수사선>을 만든 로봇(RoBot) 소속이고 모토히로 가쓰유키의 조감독 출신이다.

한국에서 작업할 생각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활동할 수 있다면 제일 좋을 것 같다. 마스오카가 한국에서 작업을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는데 같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글ㆍ사진 김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