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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분간 당신의 오감을 접대해드립니다, <은하의 물고기>
조성효 2004-06-11

<은하의 물고기>

銀河の魚/ URSA minor BLUE

1993년

감독 다무라 시게루

상영시간 23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TS 5.1 일본어

자막 한글

출시사 뉴타입 DVD

DVD를 컬렉션 하다보면 자신만의 손님 접대용 타이틀이 생기는 법이다. 아직 홈시어터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손님들이 방문할 경우 이들의 오감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접대용 타이틀들의 최우선 임무가 된다. 하지만 계속 업데이트되는 화질과 사운드를 담은 DVD 출시로 이들 접대용 타이틀의 수명은 짧기만 하다. 다무라 시게루의 1993년작 <은하의 물고기>는 DVD의 초창기라 할 수 있는 99년 일본에서 초판이 출시됐지만 아직까지 접대용 타이틀로서 손색이 없다. 이후 국내서도 <고래의 도약>과 함께 DVD 스틸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DVD 퀄리티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이 퍼지면서 단박에 레퍼런스로 자리잡게 된 타이틀이기도 하다. 작품의 완성도에선 <고래의 도약>이 조금 앞서기는 하나 <은하의 물고기>는 아나모픽 화면을 지원하고 부록 또한 만족스러워 DVD적 측면에선 오히려 더 선호되기도 했다.

밤하늘 작은곰자리 주변에서 감지되는 사악한 기운을 퇴치하기 위하여 출동한 할아버지와 손자가 별똥별로 만든 창으로 괴물 물고리를 퇴치한다는 <은하의 물고기>의 줄거리는 비교적 간단하다(그도 그럴 것이 상영시간이 23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경계가 모호한 공간들과 블랙홀-화이트홀과의 관계를 연상시키는 엔딩장면,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가 5년 뒤 작품인 <고래의 도약>에 등장하는 노인의 추억일 수도 있다는 것까지 생각한다면 그다지 단순한 것도 아니다. 애초부터 HD급 환경에서 제작된 <은하의 물고기>를 감독이 의도한 유리질의 영상과 사운드로 즐기기 위해선 DVD를 통한 감상이 필수적이다. 국내판 DVD의 부록은 일본판과 동일하고 단지 사양 면에서 DTS 트랙이 추가 수록되었다. 인터뷰 영상을 통해 감독과 제작자는 영화 속 옥에 티를 언급하고 있지만 그러한 실수조차 감독이 만들어놓은 우주 속에서 있을 법한 현상으로 보여진다. O.S.T는 잠시 눈을 감고서 CD를 듣는 기분으로 감상해도 좋을 정도로 괜찮다. ‘뮤직 트랙’ 부록에 담긴 5개의 트랙도 텍스트 내레이션과 함께 O.S.T를 감질맛나게 들려준다. 출시사에 문의하니 속편격인 <고래의 도약> DVD의 출시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단다. <고래의 도약> 클립을 부록에서 조금이나마 볼 수 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으시길. 화면 아래쪽에 보이는 한글자막조차 방해가 될 정도로 뛰어난 영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므로 한두번의 시청으로 줄거리가 숙지된 뒤엔 자막을 끄고서 감상해보길 권한다. 조성효

그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무엇이 일관되고 창조적인지 언제나 의심스러웠다. <미스틱 리버>는 <무법자 조시 웨일즈>와 <용서받지 못한 자>를 넘어선, 작가로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진정한 시작이란 생각이다. 개봉 성적이 좋지 않았던 탓에 국내 출시되는 DVD는 미국 출시판에 한참 못 미친다. 그래도 이주엔 이걸 선택하겠다. DVD가 주는 만족도는 높은 편이지만, 정작 영화는 시간이 흐른 지금 싱겁게 느껴진다. 그건 <드럭스토어 카우보이> DVD에도 어느 정도 적용된다. 출시 일정을 확인하지 못해 선택에서 제외했으나, <스트레이트 스토리> DVD가 출시된다면 빼놓을 수 없다.

북미의 2 DVD+1 CD 버전과는 달리 국내선 <미스틱 리버>가 한장으로 출시된다. 반면 두장짜리 북미판을 한장에 몰아넣고 덤으로 영국판까지 수록한 <전망 좋은 방>도 출시되는 한주다. 어려운 상황에서 어려운 선택을 하는 소비자를 위해 출시사들이 좀더 공격적인 고민을 해주었으면 한다. 이번주 선택은 <은하의 물고기>다. 23분간의 감동이 <니모를 찾아서> 못지않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미스틱 리버>를 이제야 봤다. 황혼에 접어든 나이임에도 왕성한 영화 활동을 하는 그를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극장에서 놓친 걸 뼈저리게 후회하면서, 올해 본 나의 영화 베스트 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했다. 다만 3장의 디스크로 발매되는 북미 타이틀과 국내판의 차이가 심한 것이 안타깝다. 웬만해선 부록에 큰 비중을 두지 않지만, <미스틱 리버>는 본편과 부록 모두 두고두고 보고 싶은 타이틀이다. 그래도 이주의 선택은 <미스틱 리버>이다. <수사반장>은 4장을 다 보느라 소개가 늦었다. 바쁠 때 장 수가 많은 타이틀을 보기란 꽤 피곤한 일이지만 시간이 아깝지 않는 타이틀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와 <청사>도 좋았고, <은하의 물고기>는 출시가 되면 여유있게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