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혹은 사진사라는 직업은 여전히 전문직이지만, 사진과 사진기는 휴대폰처럼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 된 지 오래다. 디카와 웹 덕에 사진을 찍고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그러나 블로그나 미니 홈피 등에 올라온 사진들은 일상적이지 않은 것 같다. 고르고 골라낸 고운 사진이 아닌 것은 웹에서 구경하기 어렵다. 그렇게 고른 사진은 사실 일상적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딜 둘러봐도 대개 비슷해서 너무 친숙해져버렸다.
일상의 하루를 찍어 올리는 ‘삶의 하루’(http://www.adayinthelife.org)라는 사이트에는 일상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사진을 볼 수 있다. 한 사람이 한주씩 맡아서 하루 한장씩의 일상의 사진을 올리기 때문이다. 매번 다른 사람이 올리는 만큼 늘 낯설고 신선하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 200여명이 자신의 7일을 보였고 참여자는 계속 늘어난다. 사진의 원칙은 단 하나, 24시간 내의 사진을 올려야 할 것. 이는 사진의 일상성을 강조하기 위한 원칙이라 생각된다. 사이트의 디자인은 무척 간단해서, 금주의 사진이 메인페이지에 요일별로 올라 있고, 찍은 이의 이메일만 보여준다. 지난 3년간의 기록은 찍은 이의 홈페이지와 함께 아카이브(Archive)에 잘 정리되어 있다. 사이트는 허전하고 느려 보인다. 타인의 일상만큼 낯선 것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김성환/ 인터뷰 전문웹진 <퍼슨웹>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