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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의 기자 얀·<맥>의 저널리스트 히라이 이쓰코
글·사진 김도훈 2004-06-10

“박찬욱 감독과 인터뷰 좀 주선해달라”

영화제의 열기가 천천히 가라앉아갈 무렵, 여전히 강렬한 지중해의 햇살이 내리쬐는 칸의 한 노천카페에서 프랑스 잡지 <스코어>의 기자 얀과 일본 잡지 <맥>에 글을 쓰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히라이 이쓰코와 담소를 나누었다.

-칸에서 뭘 하고 있나.

얀 |나는 아시아영화 담당이라 주로 마켓들을 많이 돌아다니는 중이다.

히라이 |나는 주로 일본영화 관계자들 인터뷰를 많이 해야 하지만 경쟁작들에 대한 기사들도 쓴다.

-칸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본 영화는 뭔가

얀 |<올드보이>. 파워풀한 영화다.

히라이 |얀과 다른 두명의 스코어 필진들은 영화제 내내 <올드보이>가 황금종려상을 가져갈 거라고 난리도 아니었다.

-매일 기사 쓰느라 다들 바빴겠다.

히라이 |매일 경쟁작들을 보느라 가끔은 영화보다가 졸기도 한다. 어제 <2046>을 보다가 같이 졸지 않았나. (웃음)

-그 영화는 마지막 상영 때에 다시 한번 더 볼 예정이다. (웃음)

얀 |나는 마켓에서 좋은 아시아영화들을 보느라 졸 겨를이 없다. 특히 좋은 한국영화들.

-인상적이었던 한국영화라면.

얀 |며칠 전에 송일곤 감독의 <거미숲>을 보았다. 이미지들이 인상적이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같이 본 기자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한국인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서구인에게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신파적이다.

히라이 |마켓에 일본인 바이어들이 대단히 많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중이다.

-취재하면서 얻은 재미있는 뒷이야기들이 있나.

얀 |<2046> 공식시사에 갔었는데, 영화가 끝나자마자 장만옥이 화난 표정으로 박수도 치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뜨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영화 속에서 완전히 편집되어 흔적을 찾을 수 없다- 편집자).

히라이 |화가 난 건 기무라 다쿠야쪽도 마찬가지였다. 나오는 장면이 너무 적어서 이 사람의 매니지먼트사 사람들이 굉장히 화가 나 있다. (웃음) 왕가위가 갑자기 일본 기자들 앞에 나타나 해명성 발언을 하기도 했고.

-왕가위 영화야 원래 그런 걸 다 생각하고 출연해야 하는 거겠지. (웃음) 뭐 이제 칸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얀 |<올드보이>가 황금종려상을 받길 빈다. 박찬욱 감독과 인터뷰 좀 주선해달라. (웃음)

히라이 |부산국제영화제에 갈 예정이다. 그때 다시 보자.

얀 |나도 거기 가고 싶다. 어떻게 하면 갈수 있을지 궁리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