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costume play)란 외래조어가 낯설지 않게 된 지 꽤 되었지만, 코스프레 자체가 정착한 것 같지는 않다. 9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수입된 일본 대중문화 중에서 코스프레는 유독 낯선 장르로 남아 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줄 것으로 환영받은 것에 비해 코스프레는 왜색이니, 혹은 외설이니, 심지어 복장도착이니 하는 얘기까지 들어가면서 소수마니아 문화로 남았다. 그 덕에 코스프레 플레이어들은 자기검열에도 시달렸고 ‘성숙한 문화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 이 말밖에 더 할말이 없어 보인다.
명백히 일본적인 이 대중문화에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코스프레란 뭔가 이상한 것, 그래서 따져보면 사회적 담론이라도 형성시킬 것이라는 헛된 기대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코스프레를 즐기는 사람을 만나보면, 그건 환상에 불과하다. 나쁜 것도 아니고, 좋아서 즐기겠다는데 뭔 말이 필요하겠는가. 괜히 뒷공론으로 남들 피곤하게 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코스프레에 대해 알고 싶으면, 우선 유명한 사람부터 찾아나서면 될 것이다. 키르아라는 닉네임을 쓰는 박유송은 5∼6년 전부터 꽤나 알려진 스타급 코스프레 플레이어다. 그녀의 홈페이지(http://killua.paindead.com)를 둘러보길 권한다. 고교 시절부터 이름을 날린 키르아는 손재주도 뛰어나거니와 무엇보다 캐릭터의 연출과 소화능력이 남다르다. 코스프레란 이런 것이다, 라고 할 만하다.
김성환/ 인터뷰 전문웹진 <퍼슨웹>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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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아의 코스프레 홈페이지> 바로 가기 : http://killua.paindea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