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지난 8년간이나 너무나 아끼고 공들여왔던 ‘영화마을’이란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속된 말로 체인점 본사에서 ‘내가 잘린 것’이다. 자고로 프랜차이즈란 본사와 가맹점간에 계약을 맺고, 본사는 가맹점들의 이익증진을 위해 지원하는 일을 도모함이 그 본래 임무라 할 수 있다. 물론 가맹점 역시 본사의 영업방침을 존중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지난 수년간, 직접 가맹점을 운영하는 주주와 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회사를 운영하고, 가맹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던 사업방식은 나로 하여금 ‘영화마을’의 주인의식을 갖게 했다. 나는 ‘영화마을’ 전체의 발전이 종로점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생각에 기꺼이 대여점으로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가맹 상담을 해주고, 홍보를 위해 온갖 신문과 방송에 인터뷰를 하는 등 나름대로 ‘영화마을’을 위한 기여를 했다.
얼마 전 ‘영화마을’은 본사의 주인이 바뀌었고 그뒤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개별 가맹점의 처지와 조건을 감안하지 않고, 본사의 사업확장과 ‘포장’에 치중하는 듯해 나를 비롯한 대여점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었다. 나는 가맹점을 위한 사업이 아닌, 본사를 위한 사업이라면 동의하지 않는다. 벤처 마인드로 접근하는 사업이 초래할 결과의 희생양이 되기도 싫다. 제작사에 종속되는 비디오대여점이 되기도 싫다.
그래서 8년 동안 써왔던 간판을 바꾸기로 했다. ‘주현 비디오’라 하기도 그렇고 해서 새로 바꾼 이름은 이 칼럼명을 딴 ‘비디오카페’다. 물론 나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도 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
이주현/ 비디오카페 종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