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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버린 좋았던 날, <샬롯 처치의 사랑은 음악을 타고>

엄마는 16년 전에 인기 록스타와 하룻밤을 보냈고 소녀가 태어났다. 그런데 소녀는 자신의 아빠를 냉전의 와중에 죽은 러시아 선원으로 알고 있는걸? 더이상의 줄거리를 쓸 필요는 없다. <샬롯 처치의 사랑은 음악을 타고>는 흔한 가족드라마인데다가 엉성한 전개는 뻔한 결말로 이어진다. 더욱이 감독과 출연진 중에 별다른 스타라곤 안 보이니, 영화는 주인공 소녀 역을 맡은 샬롯 처치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제가족영화제에서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탄 영화답게 <샬롯 처치의 사랑은 음악을 타고>는 훈훈한 감동을 보장한다. 영화는 꼭 샬롯 처치가 타고 다니는 분홍색 스쿠터 같다. 귀엽고 순박한 사람들과 함께 웨일스 지방의 톡 쏘는 유머를 즐기다보면 어느샌가 영화의 끝에 도착해 있다. 그리고 영화의 제목을 포 탑스의 옛 노래 에서 따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나가버린 좋았던 날’에 대한 향수가 가득하다. 가족과 같이 보기에 이건 분명 장점이자 미덕이다. 물론 샬롯 처치가 들려주는 천사의 목소리를 빼놓을 순 없다.

별다른 기교없이 찍은 영화라 DVD에 담긴 영상과 소리는 더없이 자연스럽고 깨끗하다. 영국을 제외하곤 제대로 개봉을 못한 영화라서 그런지 최신 영화이지만 별다른 부록을 찾기 힘들다. 다만 삭제장면과 NG장면은 영화보다 더 웃긴다. DVD에서 이런 삭제장면을 볼 때마다 편집실 안의 세계가 자꾸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