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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공포, <쓰리>
조성효 2004-04-30

김지운의 <메모리즈>는 허크 하비의 <영혼의 카니발>과 유사한 길을 걷는다. 차이점이라면 한쪽이 사고사당한 여인의 이야기라면 다른 쪽은 살해당한 여인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제목이 복수형인 것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기억을 다른 형태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낭낙>은 99년 이 영화를 사랑 이야기로 알고 입장했던 타이 관객을 놀라게 했으며 <타이타닉>의 흥행을 넘어선 영화다. 하지만 <낭낙>에서 로맨스를 빼고 호러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 논지 니미부트르의 의도가 빗나간 <휠>은 호러적 요소마저 빠진 단편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호러적 분위기에 사랑을 잘 접목시킨 사람은 진가신이다. 여명, 증지위와 같은 배우들의 출연으로 더욱 보석 같은 작품이 된 <고잉 홈>은 이후 금마장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휠>과는 별도로 디스크1에 함께 수록된 <메모리즈>와 <고잉 홈>은 여러모로 대구를 이루는데, <메모리즈>에서의 고층아파트가 거대한 공동묘지처럼 보인다면 <고잉 홈>의 2개동으로 이루어진 저층아파트는 마치 아내와 남편의 가족무덤처럼 보인다. 허진호 감독을 좋아했던 진가신이 <고잉 홈>의 처음과 끝을 처럼 꾸민 것도 재미있다.

아나모픽도 지원되지 않는 화질이 좀 별로긴 한데 원래 단편들이 좀 그렇지 않나? 봐줄 만하다. 호러는 사운드 덕을 가장 많이 보는 장르 중 하나인데, DTS 트랙이 담긴 DVD는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켜준다. 개수에 비해 내용이 부실한 부록은 감독과 김혜수의 코멘터리로 자그마한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