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시리즈 멤버들의 마지막 극장판이자 완성을 몇주 앞두고 사망한 <스타트랙>의 창시자인 진 로덴베리에게 헌정된 이 작품에는 러시아의 개방정책과 베를린 장벽 철거라는 급변한 현실 국제정세가 영화의 모티브로 직접적으로 인용되었다. 영원한 숙적처럼 여겨졌던 클링곤과의 극적인 종전을 앞두고, 회담을 저지하려는 클링온 군부의 모략을 파해쳐 나가는 커크 선장 일행의 활약이 흥미진진하다. 복잡하게 뒤얽힌 음모를 추리극처럼 밝혀나가는 과정과 스케일 큰 우주선 전투를 결합시키는 <스타트랙> 시리즈 특유의 구성은 모범적일 만큼 짜임새가 튼튼하며, 특수효과와 분장도 뛰어난 수준이다. 사건의 발단인 에너지 행성의 붕괴는 체르노빌 사건에 대한 비유로 읽히는데, 미국 주도의 유엔과 흡사한 은하 연맹의 묘사는 다소 눈에 거슬린다.
비아나모픽 2.35:1이었던 일반판과는 달리 이번 디렉터즈 컷 SE 버전은 슈퍼 35mm 원본을 살린 아나모픽 1.85:1 비율인 점이 특징이다. 일반판보다 훨씬 더 선명하고 깨끗하며 색상도 또렷하게 리마스터링되었다.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는 효과음이 강렬하고 저음의 양감도 풍부하며, 공간감과 방향감도 무척 우수하다. 본편의 음성과 텍스트 해설 외에도 작품의 정치적 배경(26분), 세분화된 제작 다큐멘터리(57분), 감독과 배우 인터뷰, <스타트랙> 소도구 보관실 소개, 클링온 종족 소개, 예고편 모음, 스토리 보드 등 언제나처럼 매우 많은 분량의 자료들이 서플먼트 디스크에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