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에서의 호평과 뮌헨·대만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의 초청에 힘을 얻어 <낮은 목소리> 이후 무려 8년 만에 극장에서 일반 상영된 다큐멘터리인 <영매>는 ‘상대적으로’ 주목받는 소재인 <선택> <송환>과는 달리 ‘무당과 굿’이라는 미신이라고 치부돼온 소재를 투박하게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영화광들의 뜨거운 지지를 이끌어냄으로써 단관 개봉에서부터 점차 상영관을 늘려가면서 국내 다큐멘터리영화로는 최고의 관객을 동원하는 작지만 소중한 성공을 거두었다.
풍어를 비는 포항의 별신굿에서부터 신내림을 받은 강신무가 주관하는 진도의 씻김굿까지 1년6개월간 전국을 누비며 촬영한 영상들로 무속과 무당에 대한 교양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으로 시작되는 작품은 후반부에 이르러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의 장소’라는 굿판과 그 영적인 사제로서의 무당의 역할을 명확하게 밝혀냄으로써 감독이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낯선 이들과의 소통’이라는 특유의 주제의식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잔잔한 감동도 이끌어낸다.
DVD는 부산영화제 때 상영되었던 115분 버전이 아닌 설경구의 내레이션이 추가된 110분 버전을 담고 있다. 스팩에는 아나모픽 1.85:1로 표기되어 있지만, 화면 오른쪽의 검은 바에 스크립터 자막이 뜨기 때문에 실제 영상 사이즈는 1.66:1 정도이다. 화질은 일반적인 비디오 카메라 수준이다. 스테레오 사운드는 굿판의 소리나 인터뷰가 비교적 또렷하게 포착되어 들리며, 내레이션은 명료하다. 서플먼트로는 시놉시스와 감독 이야기, 예고편, 무속어 설명, 스틸 사진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