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팬더> Pink Panther 40주년 기념 박스 세트
1964∼82년
감독 블레이크 에드워즈
상영시간 516분
화면포맷 2.35:1 아나모픽
음성포맷 영어 DD 5.1
자막 한글
출시사 폭스(6장)
단편애니메이션들을 제외한다 해도 <핑크 팬더> 시리즈는 <형사 클루조>(1968)를 포함하여 9편이나 제작되었다. 이들을 <핑크 팬더>를 이루는 3가지 요소, 즉 테너 색소폰으로 시작되는 헬리 맨시니의 메인 테마, 분홍색 팬더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오프닝 그리고 피터 셀러스가 연기하는 자크 클루조 형사를 모두 포함한 작품으로 추린다면 5편이 남는다. 이번에 출시되는 <핑크 팬더> 40주년 기념 박스 세트는 이 5편 중 타사에 판권이 있는 <돌아온 핑크팬더>(1975)가 빠지고 <어둠 속의 총격>(1964)이 포함되어 구성되었다. <핑크 팬더의 역습>(1976)이나 빌리 와일더가 애거사 크리스티를 만난 듯한 <어둠 속의 총격>에서 불사의 모습을 보여준 클루조는 피터 셀러스의 사후에도 영원한 웃음을 DVD를 통해 보여줄 작정이다.
첫 번째 영화 <핑크 팬더>(1964)는 또 한편의 ‘판토마’영화가 될 수 있었는데 애초 주인공은 피터 셀러스가 아닌 팬텀을 연기한 데이비드 니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관객은 클루조에게 더 큰 호감을 가졌고 이후 시리즈를 거치면서 ‘<핑크 팬더> 영화들’은 ‘형사 클루조 영화들’과 동의어가 돼버렸다. 세상에서 가장 유능한(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가장 무능한) 형사 클루조와 그의 죽음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또 한명의 형사 드레푸스, 결정적 순간마다 클루조의 사랑을 방해하는 카토와 팜프파탈들이 만들어내는 슬랩스틱코미디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웃음을 전해준다.
영화의 나이를 감안하면 <핑크 팬더>의 화질이 가장 뛰어나고 나머지 작품들 역시 만족스런 영상을 보여준다(함께 담긴 극장예고편과의 화질을 비교해보라!). 무관에 그친 <핑크 팬더> 시리즈와 달리 오프닝서 파생된 단편애니메이션은 한개의 오스카를 수상했는데, 수상작인 <핑크 팬더>가 여섯 번째 서플 디스크에 수록되었다. 그외에도 피터 셀러스와 영화에 관련한 흥미로운 다큐들이 충실한 서플먼트로 담겼다.
조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