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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을 종영시켜라
김수경 2004-03-24

영화계에도 탄핵 규탄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3월15일 영화인회의는 비상 상임집행위원회를 소집하고 이춘연 이사장(사진)과 집행위원인 이은 명필름 대표, 오기민 마술피리 대표, 김광수 청년필름 대표,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 등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영화계가 탄핵 규탄 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춘연 이사장은 “현재의 사회상황은 NG컷이다. 국민들이 OK컷을 만들려 하는데 OK컷 만드는 일이 직업인 영화인들이 동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히고 “현 상황이 영화보다 재밌다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영화인들은 미리 모여 광화문 집회 현장으로 이동해 시민들과 합류했으며, 1주일 전에도 광화문 집회 사회자로 나섰던 권해효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24일에는 영화인회의와 독립영화협회, 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등 영화 관련 단체 연명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왜 광화문으로 나가는 걸까. 청년필름의 김광수 대표는 “대통령 개인을 지지하거나 지키자는 취지보다는 국민 대다수의 뜻을 무시하고 탄핵소추건이 아닌 내용을 가지고 탄핵을 집행한 국회의 행동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동이라는 점을 규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한국영화에 즐거워하던 사람들이 ‘탄핵’이라는 영화 때문에 다른 영화를 못 보는 것이 문제다. 다른 사회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국민의 뜻과 무관한, ‘탄핵’이라는 이상한 영화를 빨리 종영시키고 다양한 한국영화들을 보는 일상으로 우리의 관객을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는 이춘연 이사장의 유머러스한 발언에는 왠지 모를 비장함마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