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러스 프레드릭 스키너가 공동체를 소재로 쓴 소설 <월덴 투>엔 ‘심리학적 이상사회’란 부제가 붙어 있다. 이념적 확신을 가졌던 심리학자 자신도 공동체 구성원이 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는 쉽게 건설되기 힘들 것으로 봤다는 이야기다. 그래, 함께 사는 것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보자. 가장 아름다운 공동체를 보여준 영화로, 우리는 (간혹 요나로 잘못 불리는)(이하 조나스)를 기억한다. 알랭 타네가 제목부터 알맹이까지 장 자크 루소의 <에밀>을 기억하면서 만든 <조나스>는 1975년 시점에서 향후 세대에게 과연 어떤 사회를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리고 실제 2000년이 왔을 때, 스웨덴의 루카스 무디손은 공동체에 관한 영화 <투게더>를 만든다. <투게더>는 스페인 프랑코 정권이 무너진 1975년으로 다시 돌아가 함성을 지르는 시작부터 <조나스>와 동지임을 밝힌다.
<조나스>와 <투게더>는 과거에 대한 복수와 미래에 대한 희망, 그리고 그것을 연결하는 현재의 지혜를 구하고자 한다. 두 영화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인간을 얽매는 시스템과 승자가 모든 걸 차지하는 역사를 부정하고, 다원화된 사회 그리고 자연 속에서 인간이 평등하게 살기를 꿈꾼다. 그리고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만큼 누군가를 소외시키지 않아야 함을 안다. 그러나 ‘68세대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가려 했던 <조나스>의 공동체는 결국 해체되고, <투게더>의 공동체 또한 그 무모함만큼이나 미래가 불투명하다(행복한 결말과 아바의 SOS가 교차하는 처절하고 절박한 아이러니!). 하지만 루소도 자신이 구상한 <에밀>의 완전세상이 몽상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러니 우리는 <조나스>의 철지난 꿈과 <투게더>의 어리석은 꿈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꿈마저 사라진 세상이라면 어떻게 희망을 부여잡을 수 있단 말인가.
발매된 지 1년 된 <조나스> DVD는 희귀한 아이템이 되었지만, 여기엔 알랭 타네의 다른 작품 <세상의 한가운데>가 포함되어 있어서 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조나스>와 <투게더>의 국제적 명성에도 불구하고 DVD는 화질과 부록 면에서 전체적으로 소박하다.이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