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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코미디와 비극적 드라마의 절묘한 조화, <5시부터 7시까지의 끌레오>
류상욱 2004-03-18

Cleo de 5 a 7

1962년

감독 아녜스 바르다

상영시간 90분

화면포맷 1.66:1 비아나몰픽 프랑스어

음성포맷 DD 2.0 (모노)

자막 한글

출시사 알토미디어

아녜스 바르다의 는 한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영화의 시간과 자연시간을 일치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형식적인 특징을 갖는다. 이런 말은 이 영화를 보고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암시하는 많은 상징과 누드에 대한 독특한 생각, 파리 풍경에 대한 성찰적 시선 등도 영화를 보면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알제리전쟁에 대해 바르다 감독이 계속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끌레오는 비서인 앙젤과 함께 택시를 탄다. 여성 기사가 운전하는 그 택시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는 알제리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반란의 주범에 대한 재판 소식이다. 끌레오가 들르는 카페에서 한 남자는 알제인들에 대한 증오의 말을 내뱉는다. 끌레오가 몽수리 공원을 산책하면서 만나는 휴가 나온 군인인 앙뜨완은 알제리에서 개죽음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이 영화는 끊임없이 알제리를 환기시킨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61년은 알제리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시기이고, 수많은 프랑스 젊은이가 징집되어 알제리로 떠나야만 했다. 그들의 이별 이야기는 바르다의 남편인 자크 드미에 의해 <쉘부르의 우산>으로 제작된다. 비록 이 영화는 뮤지컬로 만들어진 멜로영화이지만, 알제리전쟁을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비극적이다. 프랑스에 알제리는 미국의 베트남에 비견되는 정신적 상흔을 남겼다. 물론 프랑스가 가혹한 식민주의와 제국주의를 버리지 못해서 일어난 비극이었지만. 끌레오와 앙뜨완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린다. 끌레오는 리볼리 거리에서 살페트리에 병원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통과하며 새로운 희망을 갖는다. 이 영화에서 끌레오가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없다면>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 영화는 1962년 칸영화제에서도 환영을 받았다. 이 영화에서 놓치면 안 되는 것은 영화 속 단편영화의 주인공이 바로 장 뤽 고다르와 안나 카리나라는 것이다. 류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