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들조차 법정 소송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소송 천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는 당연히 법률드라마의 인기가 매우 높은데, 총 280개의 에피소드들이 방영된 법률드라마의 대표격 작품인 <로우 앤 오더>가 국내에서도 DVD로 출시되었다.
현재는 인기 드라마의 주연급 연기자들로 자리잡았지만 당시에는 아직 스타급이 아니었던 배우들이 출연한 까닭에 방송사를 세 군데나 옮겨다닌 끝에 어렵게 NBC를 통해 방영된 이 작품은 방영 도중에도 지나치게 무거운 내용들로 인해 상당한 논란을 빚었었다. 하지만 실제 발생했던 사건들을 수사와 재판 과정으로 절반씩 나눈 독특한 구성의 튼튼한 각본에 중점을 두어, 사회성 강한 소재들을 다큐멘터리 터치로 빠르고 밀도감 있게 전개시켜나가는 높은 완성도는 TV 법률드라마의 효시로 평가받으며 이후의 많은 법률·수사드라마들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번에 발매된 박스 세트에는 1990년에 방영되었던 첫 번째 시즌의 45분 분량씩의 파일럿을 포함한 22개의 에피소드들이 6장의 디스크에 나눠져 담겨 있다. 4:3화면은 TV물인 만큼 색상이 다소 옅고 입자감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전체 화질은 90년대 후반의 드라마들보다 오히려 더 깔끔하고 깨끗해 만족스럽다. 돌비 서라운드 사운드는 대사가 또렷하고 배경음도 선명하게 들린다. 연출자와의 인터뷰가 첫 번째 디스크에 보너스로 실려 있다.
윤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