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흑백 117분
감독 유현목
출연 김진규, 최무룡, 문정숙, 서애자
EBS 2월8일(일) 밤 11시
제7회 샌프란시스코영화제 출품
한국 영화사 최고의 작품을 꼽을 때 이견없이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이다. 이번주는 ‘유현목 특별회고전’ 두 번째 시간으로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영화 <오발탄>을 방영한다. 병상에 누워 있는 노모가 제트기의 폭음 환청에 시달릴 때마다 놀란 듯 벌떡 일어나서 “가자, 가자”를 외치는 장면이 너무도 유명한 이 작품은 이범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자유당 정권 말기에 사람들은 빈곤에 허덕이고, 부정과 부패가 만연했던 암울했던 시대를 그리고 있는 원작을 읽고 유현목 감독은 동시대적 사명감에 영화를 만들 결심을 했다고 한다. 자유당 말기에 촬영을 시작했지만 제작비 부족 등으로 촬영 중단을 거듭하다가 4월혁명을 겪고 13개월 만에 영화는 완성되어 1960년 5월 개봉을 한다. 그러나 곧바로 벌어진 군사쿠데타 이후 상영 중단을 당한다. “가자, 가자”를 외치는 바로 그 장면 때문이었다. 노모가 가자는 곳이 북한이라는 이유였다고 한다.
한국 리얼리즘영화 계보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기도 한 <오발탄>은 우리에겐 너무나 소중한 영화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귀중한 작품을 방영하면서도 가장 가슴 아픈 것은 필름의 보존과 복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국영화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원판필름이 남아 있지 않고 제7회 샌프란시스코영화제에 출품되었던 영어자막본 프린트가 유일한 <오발탄>. 때문에 우리는 이 좋은 영화를 100% 향유할 수 없다. 하루 속히 복원해야 할 작품이 어디 <오발탄> 하나뿐이랴!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