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잡는 선남선녀를 전면에 내세워왔던 김성수 감독이 어깨의 힘을 빼고 빈틈 많은 남녀 커플에 도전했다. <영어완전정복>은 애니메이션과 말풍선을 사용하는 등 만화적 기법을 주로 사용하면서도 <태양은 없다>의 홍기와 <비트>의 민을 합친 듯한 캐릭터 문수를 등장시켜 김성수표 코미디를 선보인다.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겪었음직한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소재로 가냘픈 이미지의 이나영을 푼수로 만든 <영어완전정복>은 세대차에 따른 선호도가 다를 수 있지만 관객 또한 어깨에 힘을 빼고 감상하다보면 ‘완전정복’까진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리뷰용으로 배포된 샘플디스크에 담긴 DTS 트랙이 영상과의 싱크가 맞지 않았다. 양산품 출시시 제대로 정정되길 바라본다. 영주의 꿈장면은 채널 분리도를 맘껏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사운드 자체는 녹음이 잘됐으나 영화의 특성상 사운드를 즐길 만한 영화장면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약점이다. 장면전환이 많은 편집을 감독이 즐기는 만큼 네거필름의 텔레시네에 따른 필름의 상하 흔들림도 다른 영화에 비하여 잦은 편인데 민감한 분들이나 대화면으로 감상하는 분들에겐 마이너스로 작용될 수 있다. 일부 장면전환이 없는 부분서도 가끔 흔들림이 목격되기도 한다. 고속촬영에 따른 플리커링 현상으로 챕터5에선 잠시 번쩍거림이 목격되기도 하며 해상도 또한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DVD의 전반적인 색감은 좋다.
서플먼트에서 캐시 역의 안젤라 켈리가 감독판 이야기를 몇번 언급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감독판 DVD의 제작계획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삭제신 메뉴가 없는 것에 의아해 할 텐데 삭제신들은 ‘퀴즈완전정복’ 메뉴에 숨어 있다. 퀴즈 및 게임의 난이도가 제법 높은데 정답과 상관없이 모두 풀고 마지막 암호에 ENGLISH를 기입하면 23분가량의 ‘영주의 이혼일기’로 명명된 재미난 삭제신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래도 레벨별 정답을 꼭 알아야 되겠다는 분들을 위한 답안지 또한 이스트 에그로 숨겨져 있으니 찾아볼 것. 그외에도 영화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었던 영화만큼 재미있는 청설모제작 5편의 플래시애니메이션과 여러 가지 메이킹 다큐, 인터뷰 영상들이 흥미롭고 푸짐하게 담겨져 있다. 메뉴화면 또한 앙증맞게 제작되었다.
조성효
2003년 I 김성수 I 1.85:1 아나모픽 I DD 5.1, DTS 5.1 한국어 I 한국어, 영어 자막 I 스타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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