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인 쿠크로비치는 부유한 미망인의 제안을 받으면서, 그녀의 아들인 세바스찬의 죽음으로 인해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궁금하다. 도대체 지난 여름 바닷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단 말인가? 속사포 같은 뒤틀린 대사들과 강렬한 섹슈얼리티를 폭발시키듯 전개해왔던 테네시 윌리엄스의 각본은, 50년대 영화계의 보수적이며 ‘정숙한’ 분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감히 아무도 소리내어 말하지 못했던 주제들을 쇼킹하게 들이민다.
한데 뒤엉킨 근친상간과 동성애, 카니발리즘은 영화 초반부터 배우들의 드라마틱한 연기와 음산한 앰비언스의 효과적인 시각화, 선정적이리만치 예리하게 날선 대사들의 향연에 묻어나온다. 최후의 끔찍한 파멸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체현하는 이는 쿠크로비치로 등장하는 몽고메리 클리프트다. 이 영화를 찍기 2년 전 생명을 잃을 뻔한 차사고로 완전히 망가진 아름다운 얼굴이 움찔거리듯 뒤틀리며, 당시 술과 마약에 찌들어 있고 ‘공공연한 비밀’인 호모섹슈얼리티로 몹시 고민하던 클리프트야말로 이 영화의 테마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자 어쩌면 쿠크로비치가 아닌 세바스찬처럼 보일 지경이다.
DVD는 와이드스크린과 풀스크린 화면을 둘 다 지원하며, 거칠게 찍힌 일부 야외장면과 그와 대비되는 섬세하고 은밀한 느낌의 실내장면이 잘 표현되어 있다. 예고편과 간략한 출연진 소개 외에, 영화의 포스터와 스틸들을 마치 B급 호러영화인 양 모아놓은 영상물이 흥미롭다.김용언
Suddenly, Last Summer | 1959년 | 조셉 맨케비츠 | 1.85:1 아나모픽 & 1.33:1 | DD 2.0 영어 | 한국어, 영어 | 콜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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