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애니메이션의 현재
덴마크 단편 <이 멋진 남자>(This Charming Man/ 감독 마틴 스트란지-한센/ 35mm/ 2002년)는 취업문제와 인종차별을 그리고 있는 따뜻한 멜로드라마이다. 실업수당으로 살아가며, 재취업 훈련 프로그램을 받고 있는 라스 한센은 빨리 취직을 하고 싶지만, 잘되지 않는다. 더구나 그의 서류가 파키스탄인 엘 하산으로 바뀌는 실수가 벌어진다. 그에게 취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덴마크어를 수강하라는 황당한 요청이 온다.
그런데 덴마크어 선생님은 한센이 사랑했던 학교 동창생이다. 한센은 파키스탄인으로 변장을 하고 덴마크어를 듣는다. 한센은 그녀에게 파키스탄인으로는 사랑을 받지만, 덴마크인으로는 사랑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오해도 풀리고 사랑도 얻어낸다. 감독은 덴마크 사회의 취업난과 이주노동자 문제를 담아내면서도 그 안에서 위트와 함께 인간에 대한 포근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달부터 매달 마지막주에 국내 단편애니메이션이 방영된다. 그 첫 번째 작품은 클레이메이션 <The Newspaper>(감독 방의석, 권택화/ 35mm/ 2003년/ 한국)이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신문 제작과정에 개입하게 되고, 결국 기사가 바뀌어버리는 상황을 그려내, 진실의 눈을 잃어가는 한국 언론을 풍자하고 있는 작품이다. 날로 발전하고 있는 단편애니메이션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조영각/ <독립영화> 편집위원 phille@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