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이번주 방영될 독립영화는 두편의 아시아 단편이다. 타이의 <키작은 아빠>(A Little Dad/ 타페퐁 프라툼윙/ 타이/ 35mm/ 2002년)는 자신의 아들과 키가 똑같은 난쟁이 아버지의 모습을 잔잔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는 아들과 함께 축구를 하기 위해 하루종일 학교에서 돌아올 아들을 기다린다. 하지만 아들은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늦게 돌아온다. 아버지는 섭섭해하고, 둘은 잠시 등을 돌리지만 아들은 아빠는 물론 친구들과도 함께 축구를 하게 된다.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쓸쓸한 표정이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하늘 위의 아버지>(The Heavenly Father/ 페이먼 나한 고드라티/ 이란/ DV 6mm/ 2003년)는 아이가 등장하는 이란의 착한 영화이다. 모흐젠은 학교에서 아버지의 직업을 적어오라는 숙제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직업이 무엇인지 진짜 알지 못한다. 어머니도 쉽게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학교에서 혼이 난 모흐센은 아버지의 직업을 알기 위해 그를 미행한다. 그런데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운 직업이다. 난감하지만 진심으로 아버지의 직업에 대해 발표를 한다. 감독은 아이에게 다소 난감한 질문을 던지고, 그가 질문을 푸는 방법을 보여주며 작품을 일구어낸다. 이란의 감독들은 아이들을 착취하지 않으면서도 천진난만한 모습을 담아낸다. 그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며, 우리가 배워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