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115분, 감독 신상옥 출연 최은희, 도금봉, 남정임, 남궁원제12회 부일영화상 특별상(주제가 작곡 부문)
모파상의 동명 원작소설을 각색한 신상옥 감독의 <여자의 일생>은 일종의 여성영화이면서, 문예영화(외국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이다. 우선, 이 영화는 당시로선 그리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여성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하면서 여성이 사회와 가족 속에서 어떻게 절망하는지를 잘 보여줬다는 점에서 여성영화로 분류할 수 있겠다. 신상옥 감독의 영화 중에는 이렇게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여성영화 계열의 작품들이 다른 감독들에 비해 비교적 많다. 다음으로, 모파상의 원작을 우리 감수성에 맞게 각색하면서 극의 성격이 다분히 통속적으로 변했다는 점이 재미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1962년 신경균 감독에 의해 먼저 영화화된 적이 있고, 이후에도 1992년 박호태 감독이 다시 영화화했다. 외국 문학작품으로는 드물게 여러 번 영화로 제작된 소설이기도 한데, 그 이유엔 아마 여성의 파란만장한 삶의 드라마틱한 구조와 그런 삶에 대한 보편성, 그리고 이로 인해 예나 지금이나 영화의 주된 고객인 여성의 눈물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강점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 한 가지, 부일영화상에서 주제가 작곡 부문 특별상을 받은 작곡가 백영호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를 작곡하기도 했다. 이 영화의 주제가인 <여자의 일생> 역시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하고 지금까지도 여자의 마음을 잘 표현한 노래로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이승훈 /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