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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Choice 3] <해파리(Bright Future)>
2003-10-07

아시아영화의 창/일본/2003년/92분

구로사와 기요시/오후 5시 부산1관

공장에서 일하는 니무라는 해파리를 키우는 동료 아리타와 가까워진다. 공장의 사장은 니무라와 아리타에게 집안일을 시키고 보너스를 주더니, 조금씩 접근하기 시작한다. 아리타의 집에 찾아와 혼자 TV를 보며 떠들거나, 니무라의 CD를 뺏다시피 빌려가기도 한다. 젊은이들의 생활을 공유하여 자신의 따분한 생활을 바꾸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무례한 사장의 행동은 차츰 니무라와 아리타에게 짜증과 분노를 일으키고, 마침내 화가 난 니무라는 쇠파이프를 들고 빌려간 CD를 받기 위해 사장의 집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미 사장의 가족들은 시체가 되어 있다. 범인은 아리타. 니무라는 아리타를 면회갔다가 그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차츰 가까워진다. 니무라와 아리타의 아버지가 가까워지는 과정은, '밝은 미래’의 아주 작은 신호음처럼 미세하게 들린다. 아리타가 키우는 해파리는 젊은 세대의 상징이다. 해파리는 가까이 오는 모든 것에게 독을 뿜는다.

해파리처럼 젊은이들은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폭력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 따스하게 돌봐주기를 바란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지만 그들 자신의 희망과 미래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 는다. 구로사와 기요시는 선뜻 그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체 게바라의 티셔츠를 입고 불량스럽게 대로를 활보하는 젊은이들의 모습 위에 '밝은 미래'라는 글자를 박아넣은 구로사와의 마음은 알 수 있다. 선과 악은 확연하게 구분지을 수 있는 것이고, 희망은 그 모든 이들에게 존재한다. 잠시라도 돌보지 않으면 죽어버릴 것 같았던 해파리가 시궁창에서 자라나고, 마침내 자신의 미래를 향해 떼지어 바다로 나아가는 광경은 묘한 감동을 준다. 김봉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