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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um] “이 프로젝트가 10년 이상 계속되길”
이영진 2003-10-06

<여섯개의 시선> 관객과의 대화

인권영화 프로젝트 <여섯개의 시선>은 ‘차별’을 주제로 박광수(<얼굴값>), 여균동(<대륙횡단>), 임순례(<그녀의 무게>), 박찬욱(<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정재은(<그 남자의 사정>), 박진표(<신비한 영어나라>) 감독 등이 연출을 맡은 옴니버스 영화로 제작 전부터 주목을 끌었다. 10월6일 오후 1시 부산극장 2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는 임순례, 정재은, 박진표 등 3인의 감독만이 참석했다. “평소 인권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었느냐”는 첫 질문에 정재은 감독은 “솔직히 인권보다 동물의 권리에 더 관심이 많다”는 인간중심적 사고의 폐해를 강조한 발언으로 분위기를 돋구었다. 임순례 감독은 “제의를 받고서 시작한 일이지만 인권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11월5일에 개봉하는데 좋은 성과가 있어 10년 이상 지속되는 프로젝트였으면 한다”는 바램을 내비쳤다.

국내 관객들이 공감을 표했다면, 해외 관객들은 한국의 현실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한 외국 관객은 “영어를 잘하기 위해 혀 수술을 받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박진표 감독은 “통계는 없지만, 의학적 자문을 통해 적지 않은 사례임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질문을 던진 그 외국 관객은 자신이 한국에서 하고 있는 일이 ‘영어교사’라고 첨언해 관객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다이어트를 소재로 한 임순례 감독의 <그녀의 무게>에도 비슷한 취지의 질문이 쏟아졌다. 임 감독은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신문을 펴면 여직원 구직란에 키 163센티미터 이상, 몸무게 50킬로그램 이하라는 조건이 달려있었다”면서 자신이 카메오 출연한 이유도 “감독, 하면 선글라스 낀 남자를 떠올리는데 그런 선입견을 깨보이고 싶었다”고 말해 갈채를 받았다.

한편 이날 관객과의 대화는 수화로도 진행됐다. 20여명의 청각장애인들이 자리했기 때문. 이 중 한 청각장애인은 여균동 감독의 <대륙횡단>에 관심을 표한 다음 “지체 장애우들의 고통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