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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35편+∝ [1]
권은주 2003-07-04

환장한 영화들의 판타스틱 오아시스로 오세요

오는 7월10일 일곱 번째 축제의 나팔을 부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이른바 ‘여름영화’들이 충분히 뜨겁지도 시원스럽지도 않아 불만인 영화팬들에게 매년 피신처를 제공하는 오아시스다. 어느 해보다 양적으로 풍성한 상영작이 복사골에 만개하는 올해 부천영화제는, B급영화의 쾌락을 온몸으로 탐닉하는 젊은 마니아들을 여전히 축제의 핵으로 전제하면서도, 나들이 삼아 영화제에 참여하는 ‘통근’ 관객과 가족 단위 관객을 붙임성 있게 포섭하는 ‘수도권영화제’로서 대중 친화 노선을 더욱 선명히 했다.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문의 선도 높은 호러영화들, 장편만 10편으로 대폭 강화된 패밀리 섹션, 엔터테인먼트로서 영화의 권능을 200% 발휘하는 아시아 내셔널 시네마의 대표주자 발리우드 특별전, 중·장년층 관객의 기억과 영화사의 잃어버린 조각을 함께 복원하는 쇼 브러더스 회고전 등이 올해 부천영화제가 준비한 유혹의 카드들이다. 표현 수위가 높아 격리수용됐던 제한구역영화와 국적으로 분리되었던 한국영화도 올해는 ‘게토’를 벗어나 영화 성격에 맞는 섹션에서 외화들과 어우러진다.

세미나와 토크쇼를 결합한 메가토크는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회고하는 쇼 브러더스 영화의 기억, 김소영 교수와 영화학자 스티븐 슈나이더가 영화사상 살인의 명장면을 분석하는 ‘살인의 기술, 예술의 옷을 입다’, 인도 평론가 메낙시 셰데가 함께하는 ‘발리우드 들여다보기’를 테마로 골랐다. 극장 바깥에서 난장을 벌일 이벤트로는 각종 콘서트 외에 직접 만든 미술 소품을 사고팔 수 있는 시장, 인도 관련 물품을 전시 판매하는 발리우드 마켓이 시선을 끈다. 영화제 방문 가능성이 높은 손님으로는 일본의 제제 다카히사와 미이케 다카시 감독, <세상의 모든 아침>으로 알려진 알랭 코르노 감독, 한국계 미국 감독 그렉 박 등이 있다. 장·단편 188편에 이르는 영화의 숲에 무작정 뛰어들기가 망설여진다고? 조심성 많은 당신을 위해 부천이 마련한 영화의 성찬 중 호러, 판타지, 그리고 환상보다 더한 일상의 전율을 포착한 드라마의 장르별 추천작을 특별전과 아울러 소개한다(<돌아온 좀비오>와 <미션 카쉬미르>는 프린트 수급에 차질이 생겨 상영이 취소됐다). 김혜리 vermeer@hani.co.kr

김도혜 프로그래머 추천작 7편 20자평

<드라큘라의 춤> 마술 같은 스크린 안무. 흑백의 영상으로 최면술을! <카시 3부작> 생명과 문명의 충돌이 빚어낸 불협화음, 눈부신 영상시. <앤트맨> B급 호러와 구린(?) 뮤지컬을 버무린 잡탕의 진수.

<화성 소년 메르카노> 요즘은 외계인들이 지구에서 독하게 당한다.

<드라이브> 허무개그와 시간여행의 판타지에 폭력의 화룡점정.

<부활의 날> 일본 최초의 블록버스터, 진짜 핵잠수함과 진짜 남극.

<엘리나> 북구의 늪지대 소녀 엘리나는 외친다, 나는 나라고.

김영덕 프로그래머 추천작 7편 20자평

<나이박이 들고 온 오래된 영화 상자: 길, 뮤지컬, 카툰> 옛날에 이런 영화도 있었단다. 평생 두번 다시 보기 힘들 영화들.

<러브 옵젝트> 호러영화 사상 가장 냉혹한 반전(反轉). <스튜어디스> 한번쯤 스튜어디스를 꿈꾸어(욕망해)보지 않은 자 어디 있는가? <나는 테러리스트를 사랑했다>(Dil Se) 달리는 열차 위의 춤과 노래장면만으로도 불후의 명작 칭호를 받을 만하다. <십삼태보>(13인의 무사) 형제끼리 칼과 창을 겨누는 것보다 더 큰 비극이 있으랴. <에덴> 신화와 인류 역사를 탐험하는 피리 부는 사나이. ‘막 나가는’ 제한구역 애니메이션. <이다는 은행강도> 수술비 마련을 위한 소녀 이다의 ‘미션 임파서블’. 어린이 액션 어드벤처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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