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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만의 세계,<죽음의 경주>
이다혜 2003-06-04

때는 2000년, 경주용 자동차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도중 사람을 얼마나 많이 들이받는가에 따라 챔피언이 가려지는 무시무시한 축제가 시작된다. 누덕누덕 기운 신체를 온통 검은 가죽옷으로 감싸고 있는 괴력의 사나이, 프랑켄슈타인이 올해에도 우승을 거머쥘 것인가? 미국의 전 국민은 이 잔혹한 카니발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폴 바텔이 연출하고 로저 코먼이 제작한 <죽음의 경주>는 그렇게 어이없을 정도로 극단적인 B급영화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시작한다. 급하게 덧칠했음이 명백한 세트의 조악함에 실소를 금치 못하다가도 전편에 넘쳐흐르는 짜릿하고 섹시한 스릴에 서서히 익숙해질 즈음, ‘미래윤리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감독의 야심이 언뜻언뜻 드러나는 드문 장면과 급기야 파시즘의 망령을 때려잡는 ‘교훈적인’ 결말에 이르면 저예산이라는 물적 한계에 절대로 굴하지 않는 'B급만의 세계‘에 어느덧 흠뻑 빠져들게 된다! <매드 맥스> 시리즈의 모태가 된 전설적인 컬트작이자, 이제 와서는 다시 제작되기 힘든 ’70년대 정서의 배드 무비‘의 전형.

Death Race 2000, 1975년, 감독 폴 바텔 출연 데이비드 캐러딘, 사이먼 그리피스, 실베스터 스탤론 장르 액션 화면포맷 스탠더드 16:9 , NTSC 오디오 돌비디지털 2.0 스테레오 출시사 리스비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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